홍순상, 1위 내줬다가 끝내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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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해병대 출신의 홍순상(32·SK텔레콤·사진)은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 무더운 여름 날씨를 좋아한다. 체력만큼은 자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솔라시도-파인비치 오픈 J골프 시리즈 최종 4라운드. 11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 파인&비치 코스는 섭씨 32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5시간 동안 집중해야 하는 골프에서는 체력이 곧 승부를 가른다.

 ‘꽃미남 골퍼’보다 ‘승부사’가 되고 싶다던 홍순상이 자신의 의지를 실현시켰다. 홍순상은 이날 선두를 내줬다가 막판에 되찾으며 시즌 첫 승이자 이 대회 초대 챔프에 올랐다. 15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한 홍순상은 이날 4타(버디 6, 보기 2개)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로 1타 차 우승을 이끌어 냈다. 8년 만에 드라이브샷 입스를 극복하고 2주 연속 우승을 앞뒀던 김태훈(28), 일본에서 뛰고 있는 류현우(32·테일러메이드), 이태희(29·러시앤캐시), 루키 문도엽(22·이상 18언더파) 등 4명은 아쉽게 공동 2위에 머물렀다.

 홍순상은 이날 출발에 앞서 “오늘 4타를 줄이면 우승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13번 홀까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김태훈과 문도엽 등에게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이 약해 승부의 중심에서 밀려나곤 했던 과거의 패턴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홍순상은 14번 홀 버디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뒤 16번 홀 4m, 17번 홀 1.5m 연속 버디로 승부를 뒤집었다.

 홍순상은 2011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2년2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기록했다. 우승상금은 6000만원. 그는 “이제 강한 승부사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남=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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