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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도』로 내일의『스케줄』을|「아마추어」기상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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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기가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심히 크다. 맑고 흐리고 비가 오고 눈이 옴에 따라 모든 생활이 변화된다. 더구나 집을 고친다든지, 빨래를 말린다든지, 이사를 한다든지, 간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는 경우 등등 일기는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상생활 뿐 아니라 생산·보관·운반·토목·건축공사등의 상업·교통·농업·상업·수산업, 심지어는 군의 전술·전략·핵낙진·인공위성 발사등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그래서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신문에 발표되는 천기도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굉장하여 생활의 일부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를 비롯한 몇개의 신문에 지난 1일부터 이 천기도가 발표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쉽게 읽는 법을 알아서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도록 해 보자.

<고·저기압등 3요소 기상의 변동을 좌우>
천기도를 유심히 들어다 보면 한국을 중심으로 하여 일본·중국·몽고·대만·「필리핀」·「시베리아」일부·북태평양이 보이는 지도위에 고기압과 저기압, 그리고 등압선이 아름답게 곡선을 그리고 있고 비·눈·안개·풍향·풍속등 기상요소들이 표시되어 있다.
이 천기도는 지구 북반구 여러나라에서 보내온「데이터」를 기준으로 중앙관상대의 전문가들에 의해 지상·지상으로부터 1천5백m, 3천m, 5천m, 1만m의 5종류로 작성된다. 이 중 지상의 천기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신문에 발표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상과 같이 작성된 천기도가 분석되어 예보가 발표된다. 분석은 천기도에 나타난 요소로써 판독되는데 이 요소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게 고기압·저기압·전선의 세가지다.
고기압이란 주위에 비해 기압이 높은걸 말하는데 표준기압인 l천13밀리바 보다 일반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마치 평지에 솟아있는 산과 같다.
물이 산에서 골짜기로 흐르듯 바람 역시 고기압 쪽에서 낮은 기압인 저기압 쪽으로 움직이는게 철칙. 단 골짜기에 가까울수록 물의 흐름이 급하듯 골짜기에 해당하는 저기압이나 저기압으로 통하는 골짜기 즉 기압골은 바람이 세고 구름이 끼며 눈이나 비가 내린다. 반면 고기압과 기압릉(고기압으로 연결되는 능선)은 항상 날씨가 좋고 온화하며 바람이 적게 불거나 전혀 없다.
곁들여 저기압이 전선(그림에서 톱날같은 모양)을 동반했을 경우는 반드시 비나 눈이 오게 마련이다. 전선은 비 또는 눈외에 장마까지 만드는 기상의 개구장이다.
이상의 기본지식과 다음의 10가지 법칙을 연결, 천기도를 보면 쉽게 읽을 수 있다.

<북고 남저현상때 강우량이 많아져>
①한국은 편서풍 지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천기도상의 모든 변화는 동족으로 이동한다.
②저기압이나 기압골이 우리나라 서쪽에 위치해 있으면 일기가 곧 나빠지고 반대로 고기압이 발달해 있으면 곧 날씨가 좋아진다. 저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 있으면 날씨는 나쁘다.
③고기압과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같은 거리에 있으면 흐렸다 갰다 한다.
④저기압이 전선을 동반하는 경우 전선의 위쪽은 비나 눈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⑤천기도는 반드시 하루전이나 이틀전의 천기도를 비교하면서 연속으로 분석해야 한다.
⑥우리나라에 미치는 고기압 또는 저기압이 몽고지방(천기도상 북위 40도이상)에서 발생하면 추워지고 남부 중국에서 발생하면 따뜻해 진다.
⑦저기압이 통과하고 고기압이 닥칠 경우는 대관령을 중심으로 동쪽은 비 또는 눈이 오고 서쪽인 서울지방은 맑다.
⑧등압선이 조밀하면 바람이 강하다.
⑨우리나라 북쪽에 고기압, 남쪽에 저기압(북고남저) 현상일 때 강수량이 많다.
⑩굴곡이 작고 약한 기압골은 날씨 나쁜 지역이 좁고 지속성이 적으나 갚는 기압골은 반대 현상이다.
이제까지의 지식으로 실제의 천기도를 분석해 보자.
그림 1, 2, 3은 3월17, 19, 19일 3일간의 천기도 이다. 1을 보면 1천2「밀리바」의 저기압이 원산 앞바다에 발달, 그 기압골의 영향으로 동해 해상과 강원도지방은 비가 쏟아지거나 궂은 날씨, 서울지방까지 비가 약간씩 온다.

<서해상 바람 일면 폭풍 일어날 징조>
서해해상에 그려진 바람을 보면 꼬리가 2개로 시속 20「노트」(꼬리가 없으면 2「노트」이하, 1개가 10「노트」씩, 1「노트」=1천8백52미터)의 속도로 북동풍이 불어 폭풍이 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 관상대는 폭풍주의보를 내린다. 몽고지방과 중국남부지방의 고기압이 곧 닥치고 있어 오후부터는 맑겠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18일의 천기도인 그림 2를 보면 전날까지 궂은 날씨를 보인 저기압이 북태평양으로 물러가고 1천24「밀리바」의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적으로 맑은 날씨를 보인다. 저기압에서 뻗어내린 전선으로 일본엔 눈이 펑펑 쏟아지겠고 그 영향은 우리나라 영남지방에까지 약간 미치고 있어 곳에 따라 눈이 내린다.
한편 고기압 뒤에 따라오는 l천20「밀리바」의 저기압 때문에 하오 늦게부터는 구름이 일고 궂은 날씨에 추워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림 3은 19일의 천기도.
18일에 서해남부에 있던 고기압이 우리나라의 남해 밑으로 흘러가 버리고 중국내륙지방에서 발달한 1천20「밀리바」의 저기압이 서해북부에까지 접근, 날씨가 굉장히 흐리고 있으며 서울지방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으며 날씨가 몹시 춥다.
또한 이 저기압이 통과할 때까지는(저기압 동진속도 15∼20「노트」)계속 흐릴테니까 20일 상오까지도 맑은 날씨를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저기압 주변엔 20「노트」의 세찬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19일과 20일 상오에도 북서풍이 계속 서울지방을 엄습할 것 같다는 판단이 나온다. (바람방향은 꼬리쪽에서 머리쪽). <이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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