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기업의 새 숙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금 미국의 기업과「비즈니스 맨」은 중대한 고비에 서 있다. 「닉슨」대통령이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를『대기를 가장 오염시키는 물건』으로 규정한 것이나 소비시장과 산업계에 팽배한「컨슈머리즘」(소비자보호운동)등등은 한결 같이 기업인들에게 종래의 가치관을 보다 높은 차원에서 재검토하도록 강요하고 있다.「포스트·아폴로」,「포스트·베트남」을 모색하면서 진통하는 미국에서 태동하는 새로운 이론과 정보 몇 가지를 간추리면-.

<컨슈머리즘><기업윤리에 파고드는 소비자 발언>
70년대의 최대문제는 우리가 환경에 굴복하느냐, 아니면 자연과의 화평을 유지하느냐에 있다(「닉슨」대통령의 연두 일반교서)는 말은 우리 나라서도 지금 널리 논란되고 있는 공해추방에 대한 강력한 의사표시다.
「컨슈머리즘」(소비자 보호운동)은 유명한 변호사「캘프·래이더」에 의해「리드」되어 공해추방을 내걸고 우선 자동차「매이커」인 GM에 도전함으로써 전미 산업계는 큰 곤경에 직면해 있다.
한말로 공해라지만 대기와 물의 오염에서부터 쓰레기·소음·DDT·「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은 대단히 광범위하고 미국 산업계가 대부분 여기 관련돼 이기 때문에 정부·의회는 물론「영·파워」까지 적극 가담한「컨슈머리즘」은 공해의 원흉인 기업이 이 문제를 심각히 다루지 않을 수 없도록 강요하고 있다.
GM의「고르」사장이 10년 안에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다.

<심리잡지 붐><「인간회복」시대의 지성인에「어필」>
창간 후 단 3년만에 1백만 부를 돌파한 월간지가 등장, 주목을 끌고 있다.「사이콜러지·투데이」라는 잡지다.
독자의 73%는 대학출신, 월수 1만 5천「달러」이상의「엘리트」라는데 심리학잡지「붐」의 원인이 숨어 있다. 첫째 고도 산업사회에서 생활하는「비즈니스 맨」은 불안하다.
미국경제는「3% 경제」라고 한다.「비즈니스 맨」의 97%는 평범한「샐러리 맨」이다. 반대로 젊고 높은 지위에 있는 3%의「엘리트」는 충실히 일하고 이에 대응해서 수입도 늘어가는 대신 불안감은 극에 달한다.「엘리트」들은 조그만「미스」를 범해도 그 피해가 크기 때문에 항상「노이로제」에 빠지게 마련이다.
둘째는 풍부한 물질 생활로 인한 인간성의 타락이다. 미국 시민의 대 다수 점하는 중산계급 가정은 미성년자 범죄, 성적 도착자 등의 증가로 고민하고 있다. 즉 심리학「붐」이 일고있는 원인은「아폴로」계획으로 망각된 인간회복의「르네상스」가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유드·마키트><「10억불 기업」나오기도>
청소년층의 소비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로 팽창해 가고 있다. 미국의 청소년층은 15세부터 24세까지.「하이·틴」의 경우 1주일간의 수입은 17불 내지 18불이며 이것을 남자는 영화나 자동차, 여자는 의복이나 화장품 등에 써버린다.
이 소비층이 70년대 후반에는 전 인구의 13%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유드·마기트」는 결코 가벼이 보아 넘길 수 가없다.
50년대에 도산 직전에 있었던「뉴요크」의「멜빌」제화가 64년이 후 청소년 취향의 구두를 생산, 오늘의「10억불 기업」으로 성공한 예는「유드·마키트」의 위력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이다.
지난 2월「뉴요크」의「케네디」공항을 떠나「런던」을 향한 미국「점보·제트」기 제1호가「영·아메리카」로 명명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유망한「유드」시장을 장악하는 작전 원칙은 다음 여덟 가지다.
즉 ①자신이 듣고 싶다고 생각하는 말투로 얘기할 것 ②자신의 생활양식을 강요하지 말 것 ③자기 자신을 털어놓을 것 ④위선을 버릴 것 (5)젊은이와 함께 즐길 것 ⑥변혁에는 용기를 갖고 부딪칠 것 ⑧신선하고「오리지널」한 작전을 채용할 것 등이다

<비교경영학><각국의 통념 살려 해외진출>
「에소」IBM, GE등 미국의 초 일류기업 간부들 사이에는「월드·엔터프라이즈」(세계기업)를 지탱하는 밑받침으로 비교경영학이「붐」을 이루고 있다. 비교경영학은 세계기업이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해 교육·사회·법률·정치 및 경제제도 등을 비교 조사하여 각국의 특수성에 적용해서 진출 기업의 생산관리·판매전략과 노무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는 인간이 되라』-이것은「에소」의「모토」이지만 이것은 비교경영학의 근본 정신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인들은『술과「섹스」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화교상인들은『돈은 장사로 버는 것이지 공장생산으로 버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세계기업은 이러한 사회 통념의 차이를 극복하면서「비즈니스」의 뿌리를 박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경영학은『미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데는 어디까지나 현지주의에 철저해야 된다』고 그 방향을 깨우쳐 주고 있다. 미국이 막대한「달러」를 뿌려 저 개발국 원조에 힘썼어도 결국『양키·고·흠』의 반미 감정을 불어 일으킨 원인은 바로 미국식 합리주의와 생활방식으로 피 원조국을 대한데 있었던 것이다.

<아폴로 기술 방출><「딩크·탱크」민간기업으로 전역>
「아폴로」이후의 미국은 방위·우주개발 우선에서 범죄 예방, 사회환경 개선 등 내정·사회문제 우선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아폴로」개발에 활용한「딩크·탱크」(두뇌회사)를 민간기업에「스핀·노스」(방출)-공공「프로젝트」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케하는 한편 정부와 군 관계에서 추진되어온「컴퓨터·리제이션」도 민간기업으로 주역이 옮겨가고 있다.
「닉슨」정부에 의해 우주개발이 축소되고 월남전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부터「컴퓨터·유틸리티」(전산기의 공공적 이용)사상이 보급되어 일상생활과 관계를 맺게 되고 이에 따라「컴퓨터」회사인 CSC,「로키드」사 등은 초대형「컴퓨터」를 설치, 전국적「서비스」망을 형성해 가고 있다.
2천억「달러」이상을 들인「아폴로」계획을 통해 숙련된「딩크·탱크」의 기술과 기술자가 민간에 방출됨에 따라 앞으로 민간·공공 부문의 비약적 발전이 기대되며 사회복지 향상에 기업이 참여해야 된다는 의무감도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인력 대여업><노동력 부족으로 인력 사용 합리화>
고도 산업국가인 미국은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인건비 증가가 회사경영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경제전체의 발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코스트」고→물가고→인건비고와 같은 악성「인플레」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한 사람의「비즈니스 맨」을 키우는데 일반 사무직 9백불, 전문직 1천 6백불, 기술자 1만 2천불을 부담하면서 해마다 상승하는 인건비와 노동력 부족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등장한 것이 인간「렌털」회사의 등장이다.
예컨대「맨·파워」사는 48년에 창설, 연간 매상고 2억「달러」로 성장한 인력대여 회사다. 이 회사는 조직 분석자,「타이피스트」, 비서 등 40종 이상의 직업적 노동력을 보유하고 주문에 따라 최저 1시간에서 1년까지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직업인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력대여 회사의 등장으로 기업은 필요없는 고용인을 감원, 최소한의 사원만을 남겨둠으로써 인건비를 절감 할 수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