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자신감 생기며 실적 쑥쑥 작년 경영 컨설팅 효과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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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온양농협(조합장 김준석)이 지역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치열한 금리경쟁 속에서 시중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 아산농협은 본점과 7개 지점의 예수금 3011억원, 대출금 1800억원 규모에 조합원 4100명의 중소도시형 농협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역을 선도하는 금융기관을 뛰어넘어 전국 1등 농협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은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해 7월 실시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기획부의 현장경영컨설팅 때문이다. 당시 온양농협의 1인당 당기 순이익은 8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2% 감소한 데다 지역 및 전국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1개 점포당 당기 순이익도 지역 및 전국 평균에 한참 모자라는 9000만원으로 전년의 44%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현장경영컨설팅팀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저원가성 예금조달 및 조합원 전이용과 소액·소매여신 확대, 점포·직원 1인당 생산성 및 효율성 지표를 개선하도록 제시했다. 당시 김준석 온양농협 조합장은 각 지점의 중간관리자를 본점으로 통합해 일선업무를 지원하는 본점집중화제도에 경영쇄신의 성패를 걸었다. 7개 지점의 차·과장급 중간관리자를 본점에서 통합 운영하면 지점의 업무량 증가로 오히려 역효과를 우려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장경영컨설팅 덕분에 본점집중화는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본점집중화가 실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간관리자의 효율적인 인력운용이 이뤄지며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소규모 지점의 인건비를 비롯한 경비 절감 등 개선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더욱이 본점에 집중됐던 중간관리자가 채권관리·감정·기획 등 전문성을 갖고 일선 업무현장을 지원한 덕분에 부실 및 사고예방에 적극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각 지점에서는 대고객 업무에 집중하게 됨에 따라 실적은 늘어난 데 비해 업무량이 크게 줄었다.

 직원들의 자신감도 상승했다. 신규 카드고객 추진과 보험판매에서 직원들의 의식변화가 두드러졌다.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임직원이 신규 카드고객 1만좌 추진에 나섰으며 시내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가맹점 확대운동을 전개했다. 1년 만에 카드 회원이 3만여 명으로 늘었고, 카드 가맹점 1423곳에서 올해 7월까지 이용액이 347억원으로 카드수익은 전년보다 20% 성장했다. 보험은 6월 말 현재 전년보다 109% 성장했다.

수익구조가 카드와 보험으로 전환되자 신용사업 역시 탄력을 받았다. 이는 시중은행에 맞선 금리경쟁으로 이어졌다. 정기예탁금 금리를 시중은행과 같은 2.7% 수준으로 과감하게 인하했다. 당초 금리를 내리면 예금이 빠져나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기예탁금은 1.8%밖에 줄지 않았다. 대신 입출식예금은 5.3% 늘어났다.

온양농협은 충성도가 높은 정기예탁금 거래고객에 대해 차별화된 관리로 카드와 보험에 가입하도록 적극 유도해 수익의 극대화를 꾀했다. 온양농협은 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해 경제사업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6월 하순부터는 본점 앞마당에 상설직거래장터를 열어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나가고 있다. 김준석 조합장은 “지난해 경영컨설팅을 받은 덕분에 시중은행들의 금리인하에 맞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조합원에게 실익을 가져다 줄 경제사업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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