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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쓸 수 있는 게 명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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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홈쇼핑 경품으로 이탈리아 고가품 브랜드 페라가모 핸드백을 준 적이 있어요. 수십만원대의 고가품인데 경품을 받게 된 한 시골 아주머니께서 '농협 가방 필요 없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화를 내시더라구요. 페라가모의 '간치니'장식을 농협 마크로 착각하신거죠."

억대 연봉 쇼호스트(홈쇼핑 진행자)로 유명세를 탄 우리홈쇼핑 유난희 팀장(38)은 "아무리 남들이 명품이라고 말해도 그걸 제대로 알아볼 줄 아는 눈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면서 "명품 하나를 사더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바람에서 최근 '명품 골라주는 여자'(중앙M&B)라는 가이드북을 펴냈다. 하지만 명품 열풍이 사회문제로까지 인식되는 마당에 명품 관련 책을 내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한다.

유팀장이 말하는 명품 구매의 첫번째 노하우는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느냐는 것.

"1995년 방송용으로 1백40만원이나 주고 구입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바지 정장을 2년 뒤에 다시 꺼내보니 촌스러워 입을 수가 없더라구요. 값이 조금 더 비싸도 10년 뒤라도 입을 수 있다면 낭비가 아닙니다."

유팀장은 명품 방송을 맡은 초기에 매장직원들이 모두 알아볼 정도로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을 매일 들락거렸다.

상품은 사지않고 구경만 하니 직원들이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 덕에 국내 최초의 억대 연봉 쇼호스트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나 자신을 브랜드로 생각하기 때문에 당장 매출 보다 신뢰도를 구축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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