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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눈치보다 지구당급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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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무회의나 차관회의 안건중 좀 까다로운 것일수록 사전 검토할 시간여유 없이「즉석」상정되어 오히려「졸속」처리되기 일쑤인 폐단은 작년말 정일권 총리의 시정지시가 있은 후에도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총무처는 2일 차관회의에「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대통령 영안」을「즉석」으로 올렸다가 경제기획원·국방부등 각 부처에서『일괄 규정함이 타당한지를 부처별 사정에 따라 검토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고개를 가로 저어 보류되었다.
총무처는 이 안을 지난 토요일인 28일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야 법제처에 넘겨 즉각 심의를 독촉했고 몇가지 법률적인 문젯점이 제기되자 서일구 장관이 2일 상오 유민상 법제처장을 만나 담당법제관과 함께 직접 자구정리를 마쳐 겨우 회의시간에 대었던 것인데 한 참석자는『너무 급히 뛰다 돌부리를 찬 셈』이라고-.
신민당의 지구당 정비방침은 일부 위원장에게 큰 불안을 안겨준 듯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당이 조직요강을 개정하고 부실지구당을 조사할 움직임을 보이자 서울에서 진을 치고 당 간부들의 눈치만 살피던 일부 위원장들은 부랴부랴 자기당부로 내려가는가 하면 지방에만 있던 위원장들은 영문을 몰라 서울로 올라오는 형편.
이 상반된 현상에 대해 양일동 정무회의 부의장은『멋 모르던 위원장들이 이제야 정신차리는 것』이라고 했고 부정지구당을「체크」하는 유치송 조직국장은『서울에서 지내던 위원장이 갑자기 내려갔다고 해서 평소에 방치했던 지구당이 갑자기 우수당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이효상 국회의장의「인도네시아」와 호주방문에 야당의원은 아무도 수행하지 않았고 이 의장이 떠난 3일, 김포공항 환송객중에서도 야당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공항에는 장경순 부의장, 김진만 원내총무, 차지철 의무위원장등 40여명의 공화당의원이 나갔고 정부측에서도 남덕우 재무, 김보현 체신, 김윤기·김원태 무임소장관등이 환송. 야당측이 수행을 거부한데 대해 이 의장은『신민당에서 김재광·양회수의원이 같이 가기로 결정되어 상대국에 통고까지 했는데 갑자기 안간다니 매우 유감스럽다』고 섭섭해 했다. 그는『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은 때 잠시 국회를 떠나게 되어 무언가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면서 비행기에 올랐다. <그림은 이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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