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가 연출…주제 처리에 무리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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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원작자가 연출을 겸할 경우, 그 영화가 심리 내지 분위기 묘사에는 꽤 강점을 갖지만 전체적인 주제 설명은 지나치게 자기류에 흘러 난해 한 것이 되기 쉽다.
「엘리어·카잔」은 자신의 소설인 「The Arrangement」를 영화화하면서 이런 점에 신경을 쓴 듯 무리 없이 이끌어 가는데, 주제가 역시 영화로서는 무겁게 처리된 아쉬움이 있다.
젊은 시절의 갖은 고생 끝에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안정을 얻은 40대의 「앤더슨」 (커크·더글러스)은 같은 회사의 여직원「그웬」(페이·더너웨이)과 정사를 가지면서 현실에 대해 회의와 속박감을 느끼게 된다. 「앤더슨」의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 사회는 물론 처 「플로렌스」(데보라·카)까지 그를 정신 이상자로 취급한다. 「앤더슨」은 도피처로 정신 병원을 택하여 자기의 갈 곳은 역시「그웬」의 곁임을 느끼게 된다. 49세의「카」와 29세의 「더더웨이」의 연기 대결이 자못「흥미」를 끌어 「커크·더글러스」가 20년 전 『탐정 야화』이래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69년 「워너·브러더즈」제작. 「칼라·파나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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