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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강남의 투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비롯, 대 도시에 몰려들고 있다. 이 같은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을 막고 특히 수도권 인구의 분산화 정책에 따라 정부의 일부기관과 중요 산하기관의 한수 이 남 이동 계획이 수립되고 서울시의 남 서울 개발 계획이 이루어 졌다. 이「붐」을 타고 한수 이남의 부동산 투자도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더니 이젠 땅을 사이에 두고 서로가 속이고 속고 또 고소와 고발, 진정사태가 뒤범벅이 되어 비극의 사태를 빚기에 이르렀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물론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은 사람이면 누구나 지닌 본능적인 욕구겠으나 돈을 어떻게 값있게 버느냐 하는 것도 돈을 버는 자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수 이남의 남 서울은 수없이 많은 복덕방과 손에 손에 지도를 들고 횡재에 눈이 멀어 모여들고 있는 인파와 자동차의 행렬… 이는 흡사 소위「야바위」나 도박장 같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모습이며 그에 앞서 창피하고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경제 발전에 모든 자본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비추면 이 같은 토지 매매와 매점은 막대한 자금을 사장하고 경제 개발을 위한 간접 자본동원에 큰 차질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는 먼저 이를 예방하기 위해 투기 억제법을 강력히 발동하기를 당국에 건의하고 싶다. 즉 연 2회에 걸쳐 조정하던 통상적인 과세표준액 책정 방식을 지양하고 남 서울과 같은 특정 지역에 대해서는 그때 그때의 추세에 따라 과세표준액을 책정, 오히려 세금으로 인해 손해를 보도록 하면 투기성 투자는 방지 될 것으로 본다. 다음 투기성 투자에 쏟아지는 자금의 출처를 철저히 조사하고 세째 세무 공무원을 상주시켜「브로커」들의 전매행위를 뿌리 뽑아 주었으면 한다.
더욱 토지 가격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중요한 개발 계획을 당국이 발표하기 전에 땅값의 상승요인을 제거하고, 면밀한 사전조치가 취해졌으면 한다. 이와 같은 현실을 무시한 거창한 계획의 발표는 결국 남 서울의 비극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우리들은 나의 돈이 국민 모두를 잘 살게 하는데 기여함과 동시 자기의 이익도 되는 방향에서 투자하는 자세가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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