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 돌아온 자동차 공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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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년 새 나라 자동차회사 설립이래 기회 있을 때마다 국산화 문제가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에 안주, 줄곧 조립국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자동차 공업계는 작년 말 상공부가 발표한 국산화 3개년 계획(70∼72년)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가 제각기 [엔진]공장 건설권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초 상공부는 신진·현대·아세아 등 각종 대중소형 자동차를 생산하고있는 3사만을 대상으로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 같은 계획은 2개월도 못되는 추진 과정에서 많은 변질을 가져옴으로써 그 전도를 예측키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선 국산화의 핵심이 될 이 [엔진]공장 건설계획에 2륜차와 3륜차를 생산하는 기아산업까지 끼어 들어 경합은 사파전이 되었다. 다음으로 산공부가 막연히 [엔진]공장이라고만 한 것이 주물과 가공조립에 부문으로 양분되어 주물공장은 1개만 가공, 조립공장은 4개 사에 모두 허용하는 방향으로 낙착되었다. 따라서 이제 관심의 초점은 [엔진] 주물공장으로 압축된 셈인데 상공부가 [엔진]공장을 양분한 것은 저마다 건설하겠다고 각축전을 벌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엔진] 주물공장에 대해서도 업계는 상공부가 최선의 방안으로 희망하고 있는 4사 합작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제각기 건설계획비를 제출, 상공부의 단안을 요구할 눈치이다.
설사 [엔진] 국산화가 실현되더라도 그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고 특히 가격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실수요와 선정에서 탈락한 회사 및 그 배후에 있는 외국 자동차회사의 향배 등도 주목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산화의 지름길이 먼저 자동차회사를 통합하고 차종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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