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0년대는 [혹성]관측의 [찬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주시대라느니, 우주개발이라느니 하지만 실제로 인류가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일까. 지구로부터 몇km밖을 우주공간이라고 하느냐에 대해서도 이론이 분분하지만 여하튼 이 우주공간엔 태양과 같은 항성을 1천억개 지니고 있는 성운(은하수도 성운의 하나)이 또다시 1천억개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이 무한대에 가까운 우주공간에 대해서 인류가 알고 있는 것이란 극미량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인류가 우리 태양계에 있는 혹성에 대해서조차 심히 조금밖에 모르고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광년단위(약10조km)의 항성세계는 고사하고 직경 약1백억km의 태양계혹성세계에 대해서도 최근 약10년간에야 비로소 지식다운 지식을 얻어내게 된 것이다.

<인공위성시대 맞아 각광>
우주로 향한 관측의 창을 연 사람은 [이탈리아]의 [갈릴레오]가 직접 만든 망원경을 달·목성 등에 향했을 때 비로소 천문관측의 시대는 시작됐던 것. 그러나 망원경의 구경이 커져서 「파로마」천문대에 설치된 것과 같은 직경5m(2백인치)짜리가 출현됐지만 광학망원경이 우주를 관측하는 능력을 가로막는 한계에는 어쩔 수가 없게됐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가 바로 광학망원경의 가시력 앞에 장벽을 쌓고있기 때문.
대기 속을 날아다니는 분자가 혹성의 조그마한 상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예를 들면 화성표면을 관측하더라도 세부에 이르러서는 정체를 규명하지를 못한다. 더욱이 혹성에 대기가 있으면 광학망원경은 맥을 더 못 춘다. 1950년대로 들어서면서 이제까지 없었던 놀라운 능력을 가진 근대적인 전파망원경이 나왔고 1957년10월4일부터 인공위성시대가 시작되었기에 망정이지 그런 것들이 안나왔다면 천문학은 꼼짝없이 정체일로를 걸을 뻔했다.

<업적 큰 전파망원경>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익스프롤러1호)이 지구를 떠난지 얼마 안되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도너츠]형의 2중 방사능대(반·알렌대)를 발견한 것으로부터 금성연착-화성통과관측-「아폴로」11호, 12호에 의한 달암석 등 연구에 이르기까지 미소가 발사한 혹성간 탐사용 [로키]는 혹성에 관해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을 얻어냈다.
생물이 살 것 같다고 생각된 금성이 섭씨 2백도 이상이나 되는 초열지옥과 같은 세계이고 역시 생물이 연하를 팠다고까지 추측된 화성이 불모의 사막 같은 곳이라고 밝혀진 것 등은 인류의 [로맨틱]한 감정에 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지만 어떻든 이런 사실은 누구도 이전에 얻어내지 못한 객관적인 「데이터」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한편 전파망원경이낸 업적으로서는 1965년에 태양에 가장 가까운 수성의 자전주기를 59일로 밝혀낸 것이 대표적인 예.
그 동안 약1백년동안 광학천문학자들은 수성이 태양을 1회 도는 88일간에 1회 자전하는 것이라고 믿어왔었다. 그밖에 광학적으로 결정된 거리라든가 궤도도 틀린 것이 있다는 것을 전파망원경은 밝혀냈다. 1961년에 처음으로 금성을 관측한 전파천문학자는 광학적으로 관측한 거리보다 290km 더 저쪽에 있다는 측정 [데이터]를 내놓았다.

<9개 혹성 모두 특성 달라>
태양계에는 수성으로부터 명왕성에 이르기까지 도합 9개의 혹성이 있다. 이것들은 외측에 거대한 [개스] 구체를 갖고 있는 목성형 혹성(목성, 토성, 해왕성, 명왕성 등)과 이것보다 훨씬 작고 표면이 고체인 지구형혹성(지구, 금성 등)으로 종래엔 나눠왔으나 최근의 연구로 제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 있어서 여간 다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두 차례에 걸쳐 가져온 달암석도 지구암석과 여러 가지 차이가 나는 판이니 혹성이 제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 남아>
달에서는 생물의 흔적을 발견 못했고 금성과 화성에도 생물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이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태양계에 생물이 없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어떤 형태의 생명이 살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주의 한 구석의 또 조그만 구석밖에 안 되는 태양계 혹성세계에도 모르는 일, 알아야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때마침 70년대는 1백79년만에 한번 오는 혹성 탐성의 호기에 해당한다. 혹성들이 나란히 서서 마치 사열식을 위해 군대가 늘어선 모양을 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세기적인 [찬스]를 노려 미국은 1970년 후반기에 두개의 무인위성을 발사해서 혹성을 계통적으로 탐사하여 가지가지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 계획으로 있다. [이종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