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살해한 경관 "홧김에" … 유족 "실종 전부터 살해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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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경찰서는 4일 내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군산경찰서 정완근(40) 경사에 대해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정 경사는 지난달 24일 오후 8시30분쯤 군산시 옥구읍의 한 저수지 인근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이모(40)씨와 내연관계 정리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하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경사는 이씨의 시신을 군산시 회현면 폐창고 사이에 버렸다. 정 경사는 범행 후 강원도 영월, 대전, 전북 전주·익산, 충남 논산 등으로 이동하며 도주했다. 지난 2일 오후 충남 논산의 한 PC방에서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이희경 경위에게 붙잡혔다.

 정 경사는 경찰에서 “이씨가 ‘불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한 뒤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고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정 경사는 “이씨가 임신을 했다고 해 위로금으로 300만원을 주려고 했는데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 시신을 부검했지만 임신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 태아가 형성된 흔적은 없었고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임신 초기단계인지도 밝혀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여동생은 “언니가 실종 당일 집을 나가면서 ‘돌아오지 않으면 정 경사 때문으로 알고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며 “실종 이전부터 살해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북경찰청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종선 군산경찰서장을 3일 직위 해제했다.

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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