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총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2월28일에 실시한 일본총선에 있어서 현집행당인 자민당은 2백88석을 얻어 압승한 반면,사회당은 44석을 잃어 겨우 90석을 차지했다.그리고 창가학회의 정치집단인 공명당은 전보다 22석을 더 얻어 47석을 차지했다. 중도노선을 걷는 민사당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31석을 차지했다. 무소속 당선자는 모두 16명인데,그중 12명이 자민당에 들어가겠다 하므로 자민당은 중의원 총의석 4백재86중 실로 3백석을 차지하게되어 압적인인 다수당으로 재집권을하게되었다.
이처럼 자민당이 전례없는 「스코어」로 역승하게 된것은 동당의 좌등수상이 지적하고 있는것처럼「오끼나와」문제처리에 대한 국민의 신임과 1970년으로 만료되는 미일안보조약의 자동연장을 원하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사회당의 참패는 그 비무장 중립주의정책이 비현실적인것이어서 국민의 지지를 상실했는데다 소시민층의 표전을 공명당에 많이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60년대초 「계급정당」의 노선을 대담하게 포기했던 서독의 사민당이 연정의 형식으로나마 이미 집권당이 되었는데, 일본 사회당의 인기와 의석수가 하강하는 경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음은 동당이 아직도 시대의 대세에 순응하는 유연성을 갖추지못하고 구태의연하게 좁은계급정당의 테두리를 묵살하고 있기 때문인데.이점 일본의 사회당도 이 이념과 구조와 정책노선에 있어서 대전환이 있어야만 할것같다.
자민당의 압승은 70년대 일본의 정국이 동당의 계속 집권과 장기안정성을 보여줄것을 명백히 시준한다. 좌등씨가 또다시 정권의 수반을 차지하리라는것은 조금도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앞으로 자민당정권은 국민의 두터운 신임을 토대로해서 미일안보조약을 연장시켜, 미국과의 우호친선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경제적번영과 사회복지의구현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각별히 힘쓸것으로 보인다.
70년대에 있어서도 대미협력은 정책기조로 하는 자민당이 재집권을 하게 되었다는것은 극동의 정치안정에 크게 기어하게 된것이며, 이점 이웃에 사는 우리한국은 마음 든든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의 『「닉슨」정책구상』 이 「아시아」로 부터 세력권정책을 과감히 후퇴시키면서, 그로 말미암아 조성될수있는 「힘의 진공상태」의 극복을 주로 일본에 기대하고 있음을 고려할때 과연 일본이 이런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켜줄것인가 의문이 적지않다. 자민당정권은 대미협력을 정책기조로 삼으면서도 정경분리의 원칙을 내세워 대중공협상을 모색한다고 하는데 대미협력정책과 대중공안보정책사이에 적절균형의 관계릍 밭견할 수 있을까 국제적인 주목거리이다.
과반의 「닉슨」 좌등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사태에 대해 전례없이 강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하게되었는데 우리는 이를 못마땅하다고는 생각지않는다.그러나 그 적극적인 관심이라는것이 한국의 대공방위강화에조력해주겠다는것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침투를 가지고 한국을 일본경제권에 편입시키려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엄중 경계치 않을수 없다. 일본역사상 미증유의번영을 누리고,자유세계에서「넘버 투」의 공업국가로 성장한 일본은 냉전에 희생된 약소국을 괴롭히거나 희생시킬 생각을 버리고 「아시아」 의 자유제국과 진실로 공존공영할수 있는 길을 스스로 택하는 것이 그 국제정치상의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