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체제붕괴예고한 소련작가 「아말리크」 「쿠즈네초프」비판공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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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알렉산드르·솔제니친」이 소련정부로부터 유배의위협을 받고 있는이때 영국으로 망명해온 「아나톨리·쿠즈네초프」는 서방의 동료작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의 극작가 「릴리언·헬만」은「쿠즈네초프」가 소련에서가 아니라 해외에 나와서 소련의 검열제도에비난을 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쿠즈네초프」자신은 이에대해 「투라」시에 있는그의 「아파트」가 지금도 빈채 그대로있는상태라고말하고 『입장을 바꾸어서생각해 보라』고 맞서고있다.
서방의 작가들은 「쿠즈네초프」에게 그의 자유와 생명을 걸고서 소련땅에서 당국의 정제에 항거하지 않았다고 비난할만한 입장이 아닌지 모른다.
여태까지 소련의 많은 작가들이 「쿠즈네초프」에게 비난을퍼부어 왔다.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당과 정부의 어용작가인데비해 지난주 어용작가가 아닌 「안드레이·아말릭」 (31)이 「쿠즈네초프」에게 공개장을 보내어 주목을 끌고있다.
1984년에 소련공산체제의 붕괴를 예고하기도한 유능한 젊은작가인 「아말릭」은 다른 소련 작가들과는달리 「쿠즈네초프」가 서방으로 탈출했다는 사실을 가지고 비난한것이 아니라 그가 서방으로 가는 허가를 받기위해 다른동료들을 비밀경찰(KGB)에 팔았다는 사실을 가지고 비난을 퍼부었다. 「쿠즈네초프」는 「예프게니·예프투솅코」「바실리·악쇼노프」등 소련의 자유주의작가들이 가공할 지하잡지를 출판하려하고 있다고 KGB에 고해바쳤다는것이다. 이에대해 「쿠즈네초프」는 현재의 소련제도하에서 작가가 해외여행이나 출판을 하기위해서는 KGB에 협력하지 않을수 없다는 사실을 들어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있다.
「아말릭」이「쿠즈네초프」에게 보낸 공개장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쿠즈네초프」당신이 말하는 자유는 오직 외형적인 자유뿐이고 내적자유에 대해서는 언급이없다. KGB에 대항해 싸우는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러나 작가는 해외에나가려 하기 전에 우선양심적인 사람이 되어야하는것이 아닌가.
KGB에 협조를 거부하면 작가는 자신이 누릴수있는 많은 외적자유를 잃게 되나 보다큰 내적자유를 얻을수 있는것이 아닌가.
1961년 나는 KGB로부터 지식인들의 일반적인 분위기에대해 글쓸것을 지시받았으나 이를 점잖게 거절했다. 이때문에 나는 63년 「루비앙카」형무소에 수감되었다. 형무소에서 나는 다시 미국외교관으로부터 유혹을 받았으며 몇몇 소련인들로부터 선물를 받았다고 기술하라는 압력을받았다. 이를 다시거절하자 그들은65년 나를 「시베리아」로 유배보냈다. 내가「쿠즈네초프」당신을 비난할수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이때문이다. 어떠한 압력도 그를받아들이지 않으면 효과가없는 것이다. 나는 소련의생각하는것과 나라는것 그리고 행동하는것을 각각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소위 「생산적인 인텔리」들을 소련정부자체보다 더 불유쾌한 현상으로 보는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들사이에서 점차 힘이 형성되어가고 있음을 보고있으며 이는 조만간 어떤 변화를 가져올것으로본다. 「솔제니친」만하더라도 저서를통해 판단하면 박해와 고통만받고 있다고말하기 어렵지않나본다. 그에게서 박해를 능히견뎌낼수있는 인물이란 인상을 깊이 받게된다. 그는형무소에서 내적자유를 얻은 사람이다.
나는 「쿠즈네초프」 당신이 현재 자유의 땅에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그것이당신의 내적자유확보에 더욱 증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말릭」의 주장은 고통을 겪고 시련에 반항하는 사람이 홀륭한 사람이란 논조이다. 「아말릭」의 소련정책을 비난한 그저서 『시베리아 유배기』 와 『소련은 1984년까지 재적 할수있는가』가 서방에서 내년중출판될예정이다.「아말릭」은 지난조 서방 6대신문에 제2의 공개장을보내고 『「스탈린」은 나의 저서가 서방에서 출판되었다고 나를 박해했으며 그의후계자들은 내돈의일부를 착복하려하고있다』고 소련정부에비난을 퍼부었다. 「아말릭」의 운명이 어떻게될지 모르지만 그가자신의 내적자유를 쟁취하기위해서 애쓰는 소식이 계속흘러나올것이 틀림없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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