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대사 부음에 여야 침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회출석을 안하고 있는 신민당의원들 간에는 요즘 책 출판 「붐」이 일고 있다.
원내활동을 모아 「단상의 증언」을 낸바있는 정상구의원은 최근에 『한국 정치 권력론』 을 썼고, 박기출의원은 『내일을 향한 마음』을 출간.
한편 박병배의원은 한국의 안전보장 문제를 주제로 한 『국가유지론』을, 김상현의원은 야당의 향방에 촛점을 맞추어 『집권의 설계』를 집필 중.
또 송원영의원은 야당 대변인 생활을 토대로 한 『대화』라는 책의 탈고를 며칠 앞두고 온양온천에 내려가 마지막 원고 정리에 열중
미국의 「브롭필드」의원(공화당)이 제안한 5천만 「달러」대한 특별군원안이 하원 세출위에서 부결됐다가 하원세출위에서 부활하기까지에는 한미의원들간의 긴밀한 유대가 큰 작용을 했다고.
특별군 원안이 세출위에서 부결되자마자 장경순 국회부의장은 미 하원의 「칼·앨버트」 민주당 원내총무에게 세 차례나 전화를 걸어 복활을 요망했고 「앨버트」총무는 「해너」씨등 친한파의원들을 충 동원, 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애섰다는 후문.
이에 앞서 지난 4월 방한했던 22명의 미 하원의원들에게 일일이 전보를 보내 협조를 당부했던 장부의장은 『특별군원안이이 부활되긴 했지만 상원에서의 통과가 걱정된다』고-.
엄민영주한일대사의 부음이 전해진 10일 국회 주변은 「갑작스런 운명」에 놀람을 표시했다.
김우경 공화당 부총무는 『지난번 수술을 받은 뒤 경과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너무 뜻밖의 비보』라고 침통해 했고 지난 8일 일본을 거쳐 귀국한 김창근 공화당 대변인도 『동경에서 만나 함께 「골프」도 친 것이 닷새 전인데 이렇게 갑작스레 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한편 김상현 신민당 부총무도 『그의 내무장관 시절엔 야당과 많이 대립도 했지만 엄 대사를 잃게된 것은 우리의 손실』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부인과 자녀들이 모두 동경에 있어 고인의 서울자택에는 동생 건영씨(한전근무) 주영씨(주택은행근무)와 구우·제자들이 고인의 사진과 향로만 마련된 효소를 지키고 있었다.
또 엄대사가 이끌어온 「한국정경 연구소」에서는 직원들이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라디오·뉴스」에 귀를 모으고 있었는데 김장훈 이사는 「상가의 준비를 도와야겠다』면서 총총히 나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