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아이스크림 먹기 축제 연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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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을 진 두 사내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는 데 여념이 없다. 테이블에 앉은 채 손을 쓰지 않고 먹느라 아이스크림이 얼굴 가득 묻었다. 사회자는 웃음이 가득하다.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열린 가족 축제의 모습이다. 이들 뒤로 알카에다 이라크·시리아 지부의 깃발이 걸려 있는 것만 빼면 평화로운 축제의 모습과 다름없다. 이 축제는 시리아에서 반정부군에 가담한 알카에다 조직이 주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알카에다가 주민 축제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감을 높이고 민심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축제 모습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먼저 올라왔다. 알카에다 이라크·시리아 지부가 통합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홍보 조직이 지난주 공개했다. WP는 “공개 처형 같은 선전 영상만 올리던 모습과 대조된다”고 평했다.

 지난 4월 결성된 ISIL은 알레포를 중심으로 세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등 세력 확대가 순탄치 않다. 이 때문에 ISIL은 라마단을 앞두고 알레포에 식량을 배급하거나 터키 인근 아자즈에서 1만 시리아파운드(약 10만6000원)를 걸고 코란 읽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축제를 마련하고 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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