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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획득 구실에 「원」화로 재미보는 |슬로트·머쉰과 카지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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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슬로트·머쉰」등 각종유기가 요즈음 갑자기 「붐」을 일으켜 20대청소년을 비롯 많은 사람들에게 사행심을 북돋워주고 있다. 5·16이후 정부가 외화획득 수단의 하나로·관광객유치책의 일환으로 들여온 이유기는 도박성이 짙기 때문에 관광업소에만 허가하고 외국인만출입하는등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었다. 얼마전 당국이 외국인 동반자도 출입시킨다고 규제를 완화하자 요즈음 「붐」을 일으켜 허가를 둘러싸고크게 이권화되어 지난 5일엔 모국회의원이 서울뚝섬에 「슬로트·머쉰」허가를 최두열 치안국장에게 요구했다가 말썽을 빚기까지했었다. 서울을비롯 전국 관광지마다 관광「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이관광「호텔」마다 「슬로트·머쉰」이 없으면 구실을 할수 없게됐고 업자들은 「호텔」보다 이유기에 머리를더쏟아넣는 실정이다.

<전국엔 52업소 건재>
5·16이후 10년 「슬로트·머쉰」은 서울에 26개업소, 부산에 6개업소를비롯, 전국에 48개업소나 생겨 성업중이고 공인도박장인 「카지노」마저 제곳에 생겨 일확천금의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불어 넣고있다.
모든 업자들이 허가조건을 제대로 지켜 외국인만을 상대로 외화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아무런 말썽이나 문제가될바없다. 이처럼 많은 「슬로트·머쉰」과 「카지노」도박장이 요즈음 허가규정을 어기고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을 상대로 성업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복표발행, 현상및 기타 사행행위단속법」에서 「슬로트·머쉰」은 『주로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오락시설로서 외화힉득에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내무장관·서울시장·부산시장·각도지사는 허가할수 있다』고 규정하고있다.
5·16직후인 61년11월1일에 마련된 이법은 『주로 외국인…』이라 해서 한국인을 출입금지시킨다는 명백한 규정을 못박지 않아 업자들은 이맹점을 찔러 공공연히 한국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치안국은 이법적인 맹점을 메우기 위해 특별히 단속지침을 마련, 한국인이 출입할수 있는경우는 외국인동반자로서 안내원으로만 가능하지 「게임」은 불허한다고 규정했으나 이를 어기는 국내인에대한 벌칙은 규제하지않고 다만 이규정을 네 번이상 위반하면 허가취소처분을내린다는 업자에대한 벌칙만 만들어 놓았다. 업자들은 이가벼운 벌칙을 역이용, 공공연히 우리의 젊은 남녀들만 끌어들여 어느덧 「슬로트·머쉰」을 외국인의 관광을 즐겁게해주는 유기장이 아닌 한국인의 도박장으로 만들고있는것이다.

<고교생들도 버젓이>
각「호텔」의 「슬로트·머쉰」과 「카지노」에 가면 우선 첫눈에 띄는 것이 『외국인과 동반하지않는 내국인은출입금지』란 경찰서장명의의 팻말이다. 그러나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보면 「슬로트·머쉰」의 「핸들」을 잡고있는 사람중 외국인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수 없는 실정이다.
「슬로트·머쉰」은 먼저10원, 25원, 50원, 1백원짜리등 4종류의 「코인」을 사넣고 「핸들」을 돌리면 「잭·포트」등 여러 가지「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곳에 주로 드나드는 사람들은 상급고교생, 대학생과 젊은실업자들이 가장많다.
10원짜리「코인」으로 「게임」을 할 경우, 1백원만갖고도 기회를 잡을수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사리 드나들 수 있는 잇점이있다. 서울의 「워커힐」, 인천의 「올림포스」, 부산의해운대관광「호텔」, 제주의 제주관광「호텔」등 네곳에있는 「카지노」엔 「슬로트·머쉰」의 경우보다는 외국인의모습을 약간 찾아볼수있었다.

<애용 8할이 한국인>
그러나 한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은4대1정도로 여기도 외국인보다는 내국인을상대로 영업을 하고있다는 인장을지울수 없었다. 해운대관광「호텔」의 「카지노」의 경우, 지난10월의 출입자총수는 뷸과 1천7백48명으로 3백25만9친5백원을 잃고갔다. 그나마 8할이 내국인이라는 것. 어느 「카지노」에서든 외국인들은 잠시 몇「게임」을하고 돌아가는데 비해 국내인들은 수백만원대의 승부를 밤새워 벌이는 것이 예사로 돼있다. 「워커힐」의「카지노」에서 수천만원을 털어버린 가정주부의 경우는 너무나 유명하고 부산의 모실업인은 지난7월에서 9월사이 7벡만원을날리고실의. 「카지노」는 「포커」·「룰렛」·「블랙잭」·「다이스」등 네가지의 「게임」을 할수있다. 「카지노」가 「달러」를 통용않고 한화를 통용하게 한 것도 국내인이쉽게 드나들수 있는 조건이 되고있다.
더욱이 일부 「슬로트·머쉰」업자들이 기계를 조작, 고객에게 돌아가는 확률을 낮추어 폭리를 누리는 업자마저 생겼다.
치안국은 지난8월하순 일부업자들이 80대 20으로 업주와 고객사이에 돌아가는 확률을 기계를 조작, 90%이상이 업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는 정보를얻어 진상조사를 했으나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슬로트·머쉰」과 「카지노」가 말썽이되자 치안국은 최근 단속을 강화, 한번위반엔경고, 두 번이면 주의, 세 번이면 영업정지, 네 번이면 허가취소등 강력조치를 취하기로 했으나 아직 허가취소를 시킨 업자는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
또 치안국은 지금까지 외화획득실적심사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줄이고 1개월에 목표액인7천불의 외화획득액을벌어들이지 못할경우에도 허가를 취소시킨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업자들은 외화획득실적심사직전에 암「달러」시장에서「달러」를 바꾸느라 법석을떠는 현상마저 보였다.

<외국인만으론 손해>
「슬로트·머쉰」등의 사업이 얼마나 큰 수입을 올리는지는 업자들이 굳게 입을 닫아 추정하기 힘들다. 지난10월의 해운대관광「호텔」의 수입이 고작6백78불로 부산의 경우 6개업자의 한달 총수입액은 불과 3천3백30불. 한화로 치면 99만9천원밖에 안돼 한국인을 출입시키지 않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반증을 드러냈다. 사실상 이 액수는 외국인으로부터 벌어들인 액수로 내국인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입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무당국이 올해1윌부터 9월까지 이들에게 입장세를 과세한 실적은 총7천9백6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5천1백70만윈)보다54%나 증가했다.
올해 9개월간의 과세실적은 지난1년의 총과세액수(7천83만원)보다도 훨씬 능가하고 있으며 재작년(3천6백25만원)보다는 2배이상 늘어난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이같은 업소를 허가받았을 경우, 1백만윈정도의 「프리미엄」까지 붙어 허가를 둘러싸고 공공연한 잇권으로 등장하고 있다.
치안국은이같은 문제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는 관광「호텔」이외에는 허가하지않을 방침을세우고 있으나 관광호텔에 투숙하는 내국인에한해 입장을 허용할 방침을세워 더욱 공인도박장이 될것이 예상된다. <주섭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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