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대륙」의 열망 경제적 독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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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적독립은 얻었으나 경제적독립은 아직멀다. 이것이 기자가 순방한 동서「아프리카」의 숨김없는 현실이다. 저마다 「아프리카」인의,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경제건설을 외치고 있지만 수세기동안 뿌리깊게박힌 식민의 유산이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구종주국과의 유대를 단절해서는 정치적독립마저 위태로울만큼 「아프리카」경제는 서구와 밀착돼있다. 통화제도에서 통상, 경제협력, 심지어 언어와 국민의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종주국의 입김이 서려있지않은곳이 없다.
60년7월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아이버리코스트」와 이보다 3년반뒤인 63년12월 영국의 예속에서벗어난 「케냐」는 식민의 유산속에 호흡하는 신생「아프리카」를 대표할만한 국가들이다.
「아이버리코스트」는 불령서 「아프리카」, 「캐냐」는 영령동「아프리카」의 중심지로서 이들 국가수도인 「이비잔」과 「나이로비」는 「프랑스」와 영국의 소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을 준다.
「아이버리코스트」에서 기자가 본 식민의 유산은 먼저 「프랑」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통화제도이다. 독립과 더불어 결성된 불령 「아프리카」공동체 협약에 따라 「아이버리코스트」를 비롯한 이주수불령「아프리카」의 화폐는 불「프랑스」50대1의 비율로 언제든지 태환가능한「세파」(CFA)「프랑」이다. 이화폐는 「프랑스」중앙은행의 승인을 얻어 각국가에 산재해있는 서아중앙은행이 발행, 국경없이 통용되고 있다.
교역에있어서 「프랑스」의 위치는 거의 절대적이다. 교출인시장의 다변화를 기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불구하고 68년도 수출4억3천3백50만불, 수입3억4천2백만불의 각각40%가 대불교역이다.
주산물인 「코피」(세계제3위=년1억불수출)와 「코코아」(4위=5천5백만불) 「프랑스」와 EEC제국에 수출하는 대신 대부분의 소임재와 경제개발에 필요한 기계류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5%이상 최고75%에 달하는 수입관세가 EEC에 한해 완전면제되며 상권은 「유럽」인들의 손에 장악되어있다. 인구50만의 수도 「아비잔」에는 대부분이 「프랑스」인이 10만의 「유럽」인이 거주하고있는데 이들은 거의가 「유럽」에 거점을 둔 무역상들이다.
대륙을 횡단, 「케냐」에 이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도처에서 영국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세파·프랑」처럼 밀착돼있지는 않지만 영국의 포화제도를 본뜬「쉴링」이 유통된다. 「파운드」라는 화폐단위는 없지만 영국처럼 20「실링」을 1「파운드」로 치고있으며 이러한 화폐제도는 동아경제공동체를 결성하고 있는 「우간다」 「탄자니아」및 「케냐」 3국 공통이다.
「케냐」의 가장 큰 수출입대상국은 역시 영국이다. 년3억불의 수입액중 40%가 넘는 7천만불이 영국이며 수출 1억5천만불중 3천만불(20%)이 영국이다. 약 1천만의 인구중에는 18만의 인도인 5만의 「아랍」인, 4만의 「유럽」인이 도사리고 앉아 상권을 쥐고 있는데 인도인이 「아프리카」어느국가보다 많은 것도 식민의 유산이다.
「케냐」는 구종주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문제에 특히 민감하다. 그래서 금년초 「케냐」는 새무역법을 제정 「캐냐」는 시민권이 없는 인도상인의 영업을 중지시키고 약3천명을 국외에 추방하는 외에 국영무역공사를 설립하여 「케냐」무역상 육성에 힘쓰고 있으나 여전히 상권은 인도인과 소수의 「유럽」인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 모 EEC에의 접근은 시도하고 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해서 영국과 서독·일본, 그리고 동아공동국가와 중동의 진출이 최근 괄목하다고는 하지만 「프랑스」와 영국이 쌓아놓은 벽은 당분간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것이 동서「아프리카」의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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