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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시정 유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금 우리들은 다시금 개헌을 에워싼 정치적 격동속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으례였을것으로 예기 되었던 학생들의 반항이있었다. 학생들의 순박하고 감상적인 부르짖음속에서 더욱 가슴을 찌른 소리는 『우리는 어째서 이래야만 합니까』 란 말이었다. 진실로 공감을 자아내는 절호였다.
4·19때의 일이다. 이승만대통령이 하야하고 자유당국회의원들이 패군의 포로가 되어 민주당의 거수기로 돌변한 그무렵의 일이다.
고장면박사를 비롯하여 윤보선 정일형 김상돈 유진산 김영선 조한천 김영삼 송원영씨등을 포함한 당시의 민주당지도자들이 자기네 마음대로 헌법을 뜯어고쳐버렸었다. 대통령책임제를 내각책임제로「개헌」 했던것이다.
배후에 숨겨진 이유는 또따로 있었겠지만, 표면에 내세웠던 명분은 대통령책임제가 이 승만박사의 독재를 가능하게했기 때문에 대통령 책임제의 헌법이 비현실적이라는 말이었다.
그당시 민주당의 개헌을 반대하고 나설 애당이란 있을수 없었다. 설사 패전군의 포로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렸어도 할말은 해야겠다고 맞섰던 몇몇 자유당 간부들은 「전범재판」 을 위한 예산구속으로 형무소에 수감되어 버렸었다. 소위 3.15 부정권력이란 죄명이 생겨나던 그 무렵이었으니 여타자유당국회의원들은 목자잃은 순한양처럼 민주당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학생들로부터 시민층에 이르기까지 매우 소박하고 감상적인 일반대중이 쉽게 잘 이해할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신민당이 내각책임제를 감히 들고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현시점에서는 대통령책임제가 내각책임제보다 더 타당하고 현실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정권이 자주 바뀌는것보다는 4년이나 8년쯤은 계속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12년은 너무 길지 않느냐하는 생각에서 대통령의 3권제를 반대한다는 말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공화당에서 내세우는 민족중흥이란 구호가 공허한 잠꼬대로 들리지 않게 만들어가고 있는 정치, 경제적 발전이 박정희대통령의 젊은 「이미지」를 뚜렷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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