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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세계의 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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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세기 후반은 교육시대라 한다. 또는 교육계발 시대라고도 한다. 그것은 선진국에 한하지 않는다. 저개발국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확대돼있다. 그래서 오늘날 대학의 발전에 관한 문제점과 가능성 여부는 여러모로 논의, 실험되고있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 있는 실험은 영국의 경우 7개 대학을 새로운 형태로 설치한 것이다.「케임브리지」나「옥스퍼드」같은 종래의 대학제도와는 전혀 달라, 그것은『대담한 젊은 영』이란 말로써 표현되듯이 새 이념의 대학이 된 것이다.
1950년 영국의 대학 조성위원회 (UGC) 는 7개의 대학을 신설했다. 위원회가 맨 먼저 마련한 8개 기본원칙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새로운 대학은 처음부터 학위를 수여하는 권한을 갖는다.
②군 시 교외의 넓은 땅에 건설하되 대폭 기숙사제로 한다.
③「커리큘럼」을 정규 대학과 같이 3년제로 한다
④종래 대학처럼 전문과목에 집중해 수업하지 않고 광범한「커리큘럼」을 가지고 관련한 학과별의「스쿨」을 중심으로 한다.
⑤재정은 국가지원 뿐 아니라 당해 지방에서 적극 부담할 것을 기대한다.
⑥기숙사의건축이나 운영을 위해 따로 국가적인 지원은 하지 않는다.
⑦새로운 대학은 수업과 개인 성장을 위한 공동체적대학으로서 한층 새롭고 강력한 비중을 둔다.
⑻새로운 대학은 당지의 문화를 흡수하게 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의 공업과 상업에 기여하게 한다.
이 같은 일대개혁은 영국에서 극히 제한돼있던 대학의 문호를 하층계급에까지 널리 개방함을 뜻한다.
따라서 낮은 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한 어린이들도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63년에 대학교육시설의 학생 수는 21만 명. 그러나 70년에는 35만 명, 80년에는 56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영국은 지식산업이 세계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영국은 연구원의 질적인 면은 세계 최고일지라도 실상 그 수는 얼마 안되기 때문에 양적 확대계획을 급속하게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정규대학은 졸업자의 질에 비상하게 치중한 나머지 현대사회와 산업이 요구하는 보조적 전문가를 길러내지 못한 것이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대중부문이 발전, 확대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족한 고등교육시설이 이른바「공예학교」이다. 그러나 공예학교는 수업증 이나 자격증을 주는데 불과한 대학교육 시설일 뿐이다. 여기서 보다 대학으로 승격한 것이 고등공업단과대학으로서 대학의 학위를 수여함은 물론이다.
공업학교는 산업과 실무·전문직 등과의 관련을 유지하면서 공부한다. 따라서 공예학교는 지방당국의 책임사항에 저촉 안 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자치를 한다. 이러한 학교는 고등공업단과대학의 성립에 뒤이어 한층 활발하게 발전되고있다.
새로운 대학은『9시부터5시』라는 시간제를 타파하였다.「에식스」대학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있으며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많은 인원별로「그룹」을 형성, 극히 가까운 지역에 수용하고있다.
학생기숙사는 교사의 중앙에 있으며 결혼한 학생도 생활하도록 설비돼있다. 기숙사 방에는 침실 겸 서재로 쓰는 방이 있고 간단한 식사도 준비할 수 있게 시설함으로써 학교 안에 집을 마련한 셈이다. 또 통학생을 위해서는 별도로 공부하는 방을 둔다. 이 같은 시설은 9시에서 5시까지라는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학교 구내에서 공동생활체를 운영하게 하며 일과 공부를 교호하는 효과를 얻고있다. 영국에서 이를 일컬어「샌드위치」계획이라 한다.
물론 이 새로운 대학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전진하는 대학의 모습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시도로 보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새로운 대학은 이제까지 많은 대학원생이 산업계나 교육계에 긴밀하게 진출 할 것을 요구받고있음과 비교할때 그 암시하는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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