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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추석을 고비로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전국 도매물가지수는 지난9윌15일 현재 134.8「포인트」로서 전순에 비하여 0.3%, 전년말에 비하여 5.1%가 올라 연말 억제선 6%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한은이 작성하는 물가지수는 상당품목에 걸쳐서 시가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고 통제가격이나 고시가격으로 계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지 물가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불합리한 물가지수를 따르더라도 물가상승률이 연말 억제선을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물가정세가 심히 불안하다는 것을 뜻한다 할 것이다. 가마당 6천5백원이나 하는 쌀값을 통제가격인 5천1백57원으로 계산하는 따위의 계산방식을 현실화시킨다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벌써 6%를 상회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과 당국이 발표하는 물가상승률 사이에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는 여론이 비등했던 것이며 공식물가지수를 불신하는 경향이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가지수 등 통계를 작성하는 이유는 정책의 합리적 집행을 위한 자료를 마련하는데 있는 것이나, 요즈음의 통계는 정책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장식물이 되고 있어 본말이 전도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인 것이다.
당국의 통계에 대한 태도가 크게 달라져야 하겠음을 우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세물가상승률이 이미 연말 억제선을 돌파할이 만큼 물가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최근의 경제정세는 추석이란 계절성이 끼지 않았더라도 많은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현금차관의 폭주에 따른 해외부문의 통화창조와 재정철초에 따른 통화증발등으로「리저브·베이스」의 팽창률이 높아, 어차피 물가는 오르게 되어 있었다. 또 작년 하반기부터 조작되고 있는 환율의 상승으로 수입상품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 위에 국제수지역조 경향의 심화로 말미암아 연불수입 등의 단기부채한도를 늘릴 수 없게 됨으로써 확대되는 내수용 수인원자재공급「루트」가 제약받아 물가를 자극하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물가상승요인에 추가해서「콜레라」의 만연과 삼남지방의 풍수해, 국민투표에 따른 정치적 불안 등이 겹치게 되어 물가상승률은 가속화한 것이다. 따라서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어떻게 하든「마크」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물가의 악순환이 촉발될 공산이 짙다할 것이며 때문에 당국의 근본대책이 시급히 요청되는 것이다.
물가정세의 본질적 악화가 재정·외환환률·국제수지 등 기본적인 모순에 기인되는 것이라면 작금의 물가상승을「마크」하는 대책도 투자성장정책의 재검토에서부터 연역되어야 할 것이지 계절성이나「콜레라」또는 풍수해 등 요인에서 연역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기본적인 물가상승요인과 작금의 정치 사회적 요인이 상승작용을 해서 걷잡을 수 없이 물가를 상승토록 허용해서는 아니되겠음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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