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로 잃어버린 대학강의실|도서관만이라도 열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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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4일부터(1주간)제15회 독서주간. 독서의 계절을 맞았으나 전국도서관의 빈약한 시설 때문에 도서열람 희망자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에는 개헌반대 「데모」로 강의실을 잃은 많은 대학·고교생이 도서관으로 밀려 일반도서관은 예년보다 더 많은 열람자들로 붐비고 있다. 휴강중에 도서관을찾는 학생들은 입을모아 『강의는 쉴망정 대학도서관만이라도 열어달라』고 요망했다.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공공도서관 57개, 대학도서관 1백17개, 학교도서관 2천9백56개, 특수도서관 99개등 모두 3천2백29개로 인구 1만명에 1개꼴이지만 열람석이 21만개뿐이어서 1백43명에 1좌석꼴이다.
이들 도서관의 대부분은 대학, 학교, 특수도서관등 일반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것이어서 일반인은 57개의 공공도서관에 몰려들 수밖에 없다.
서울시내의 경우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 시립남산도서관등 6개 공공도서관에는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열람자들이 몰려들어 9백50개의 열람석을 가진 중앙도서관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아침 7시전부터 나와줄을 서야한다.
이 도서관 박일재서무과장은 『워낙 좌석수가 적어 보통때도 빈자리가 거의 없는 형편이지만 요즘은 휴교중인 대학생들이 밀려닥쳐 대부분이 자리를 못잡아 그대로 돌아갈뿐아니라 열람석이 늘만원인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휴강으로 한달가까이 학교에 못나가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교 당국이 강의를 하지 못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도서관·연구실까지 문을 닫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말하고있다.
외국어대학2년 최광욱군(21)은 『대학의 일반 열람실이 문을 닫고있어 공부할 장소를 잃었다』면서 개강에 앞서 도서관이라도 문을 열어주기를 바랐다.
휴강대학가운데 연세·고려대등 일부대학은 휴업사태와는 별도로 도서관문은 계속 열고 있는데 노정현연세대고무처장은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의 뜻를 막을 수 있겠느냐? 「데모」를 논의할 가능성은 전혀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에는 열일부 단과대학이 수업을 계속하고있는데도 본부 도서관은 문을 닫고있다.
서울대의 경우 휴교중인 대학중도서관 문을 닫고있는 대학은 서울대, 동대, 건대, 중앙대, 외대등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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