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한국」의 내일은 밝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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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푸른 잔디, 높푸른 가을하늘에 그려지는 흑백구의 포물선이 마냥 경쾌하다. 중학입시의 굴레에서 벗어난 어린이들의 표정, 또한 즐겁기만 하다.
가을 하늘, 질펀한 「론·그라운드」에 펼쳐지는 원색의 「유니폼」과 축구 「볼」의 「앙상블」. 이는 격렬한 「스포츠」의 한장면이라기 보다는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연상시킨다.
여기에는 중학입시에 따른 어두운 표정이나 뒷골목 부랑아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찾을수 없다.
천진난만한 표정과 자연의 「하머니」에는 구김살없는 웃음과 평화만이 깃들일 뿐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율동과 함께 내일의 건강과 번영을 찬미하는 노래마저 은은히 들려 오는듯하다.

<생활권서 밀려났던 체육>
우리의 어린이들은 이제까지 너무 불운했다. 국민교에 입학하기가 무섭게 중학입시의 멍에를 써야 했는가하면 가정에 돌아가서도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국민경제의 빈곤때문에 「스포츠」나 제대로의 「레크리에이션」을 즐기지 못했다. 특히 농·어촌 어린이들의 경우, 화려한 중학입시의 꿈과는 아무관계가 없으면서도 국민체력의 증강이라는 「스포츠」와는 단 한개의 「볼」이 없어 외면당해 왔다.
도시의 비교적 부유한 어린이들도 교육및 체육행정의 빈곤으로 「스포츠」를 통한 생활상태는 농·어촌의 어린이와 비슷했다.
그결과는 체력과 국제 「스포츠」계에서 외국이 비약적인발전을 하는데 비해 한국의 상대적인 낙후만이있었을 뿐이다. 현재 한국 「스포츠」가 낙후되어있다는 사실은 외국의 경기인구와 시설면의 비교로 쉽게 알수있다.
우리의경우 등록선수가 통틀어 7만9천3백34명(그중 태권도·유도가 2만9천1백21명)인데 비해 일본은 청소년선수만도 27만6천9백23명(69년도 통계), 서독은 2백50만(67년도), 우리가 경계해야할 북괴는 2백57만6백90명(62년통계)에 이르고있다.

<선수·시설 태부족>
시설면의경우 우리는 종합경기장9개, 실내체육관4개, 각종운동장245개, 체육관723개로(이중 태권도및 유도장이 572개) 국민1인당 체육시설면적이 0.017평인데 비해 일본은 종합경기장 595개, 각종운동장 4,842개로 1인당 체육시설면적이 우리의 32배나되는 0.48∼0.64평을 차지하고 있다.
북괴도 10만수용의 평양구장을비롯해 종합경기장249개, 각종운동장3,629개(63년통계)란 엄청난 시설을 갖추고있다는 사실을대한체육회는 체육진홍방안에서 밝히고있다.
일본이 작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제3위, 축구에서는 동「메달」을 얻은 사실이라든지 북괴가 66년「월드·컵」축구에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것은 이같은 여건이 있기 때문인것은 말할필요도없다.
또 지난8월의 한일고교 교환경기에서 우리나라의 중동고가 일본에 1차전에서 3-1로 패배, 실망을 준것은 「게임」내용이 어떠했든 결코 우연한 결과가아니다.

<스포츠인구늘려 비약을>
이같은 역경속에서도 한국의 「스포츠」는 내일에의 발전을 위해 몸부림치고있다. 특히 축구의 경우는 올해를 『축구중흥의 해』로 삼고 경기인구의 증가, 경기기술의 발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일보사와 동양방송은 이뜻에적극호응하여 제1회 시·도대항 전국국민학교축구대회 개최 (16일부터) 와 아울러농어촌 어린이들에게축구 「볼」보내기운동을벌이기로했다.
국민학교 축구가 우리의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당장 행복을 주고 국가의 번영을 곧 가져다 주는것은 아니지만 이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국기인 축구가 근본적인 발전을하고 점차적으로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체력이 향상될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경우 소년축구학교의 증가로 축구가 발전하고 어린이들의 체위가 날로 향상되고 있음을 우리는알수있다.

<체력은 고장발전의원동력>
일본뿐만 아니라 서독등 「유럽」과 남미등에서는 국민교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적극 장려하고있다.
오랜 시간의 「트레이닝」이 필요한 축구경기로서는당연히 요구되는 방법이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하다.
우리도「볼」하나없어 놀지못하는 농어촌 어린이들에게 「볼」을 보내주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축구경기를 지도한다면 어떨까?
시름에 잠겼던 어린이들로부터는 건강한 웃음이 나오고 한국축구도 저변확대로 비약의 계기를 이률수 있을것이다. 여기에 아울러 면·군·시 단위까지 파고들어 예선전을갖고 시·도대표 선수를 선발, 서울에서 성대한 대회를 갖는다면 이들이 느끼는 향토애와 단결심은 그 고장발전의 추진력이 될수도 있을것이다. 【글 윤경헌 사진 이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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