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집안 꾸미기|<시리즈 차례>ⓛ사교 ②음식 ③바캉스 ④화장·의상 ⑤취미 ⑥집안 꾸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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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침저녁엔 선들바람, 낮 시간엔 따가운 태양, 이런 여름날이 계속되고 있다. 지긋지긋한 더위였지만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자각은 아쉬움을 불러다 준다.
바다에서 주워온 조개껍질, 산에서 들고온 돌과 풀, 아이들이 채집한 각종 곤충…. 이런 모든 여름의 추억이 어린 물건들을 내놓고 여기저기 집안을 꾸미며 가는 여름을 장식해보자.
해수욕장에서 조개껍질을 길다랗게 꿰어만든 목걸이를 스무줄쯤 사들고 왔다면 이것은 낭만스럽기 그지없는 추렴이라 할수 있다. 풀로 향한 창이나 응접실 현관에, 아이들과 썰물진 새벽 바다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을 줄줄이 꿰어 매달아 보라.밤에 달빛이 와부딪치면, 그리고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내면 바다의 추억이 빛깔과 소리와 냄새로 옆에와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유리로 된 각종 어항들이 열대어 가게마다 풍성하게 널려있다. 하나 사들고와 시원한 룰을 붓고 그 안에 돌과 조개껍질을 모양 있게 배치하다. 그 사이사이를 매끄럽게 헤엄치는 열대어의 지느러미는 늦더위를 식혀줄 것이다. 어항은 방 한쪽구석 가구 위에 놓지 말고 마루 가운데 높직한 탁자를 내놓고 그 위에 올려 놓는게 시원하다. 자질구레한 장식품들은 대담하게 다락 안에 치워버리고.
실내장식연구가 호경석씨댁 (삼양2동) 은 국민하교에 다니는 소언, 소완, 소경, 소훈 네자녀가 여름방학 숙제로 채집한 곤충표본으로 집안 꾸미기를 즐기는 중이다. 「레이스·커튼」이나 대나무, 밀짚으로 엮은 발 위에 매미나 잠자리 표본을 달아놓으면 시골「포플러」늘어선 시냇가에서 들려오던 시원한 매미소리가 되살아 오는 것 같다.
아이들이 그린 바다와 산과 시냇가 그림도 좋은 재료가 된다. 시간과 장소와 주운사람 이름을「페인트」로 써넣은 돌멩이들도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꽂꽂이 할때의 수반이나 병을 지나치게 큰것으로 잡는 것도 시원한 집안꾸미기의 한 방법이다. 커다란 항아리, 어항, 혹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래통이라도 마룻방 한쪽에 들여다놓고 가득 물을 붓는다. 꽃은 빛깔이 싸늘한, 그리고 모습이 소슬한 가을꽃으로.
벌써 꽃가게에 나오기 시작한「코스모스」나 과꽃, 그리고 보라빛 들국화가 한쪽에 피어 있는「작은 연못」을 실내에 들여다 놓으면 여름과 가을냄새가 동시에,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집안에 가득차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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