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아동복 거품 빠진다 … 값 최대 40% 내리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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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폴로’ 아동복 값이 크게 내려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폴로 아동복을 생산하는 ‘랄프 로렌’은 한국에서 고가 정책을 포기하고 값을 내리기로 했다. 가격 인하는 올 가을·겨울 제품부터 적용되며 인하 폭은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대 40%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 이날 롯데백화점 랄프 로렌 칠드런 매장에는 전날 입고된 가을·겨울 신상품이 전보다 싼 가격에 진열됐다. 왼쪽 가슴에 작은 폴로 마크가 새겨지고 어깨에 숫자 ‘3’이 쓰여진 기본형 티셔츠는 그동안 8만8000원에 판매됐으나 이날 5만8000원의 가격표를 달고 진열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바지와 티셔츠·점퍼·카디건 등 우선 입고된 20여 개 아이템을 30~40%가량 싼 가격에 진열했고, 다음주부터는 가을 신상품 전 품목이 낮아진 가격으로 본격 입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랄프 로렌 칠드런이 고가 정책을 포기한 이유로 구매대행과 병행수입 활성화에 따른 매출 부진을 꼽고 있다. 국내에서 랄프 로렌 칠드런은 주로 백화점에 입점한 뒤 미국보다 60%가량 비싼 값에 제품을 판매해 왔다.

그러자 소비자들이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국내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더구나 양국 간 제품 가격 차이를 노린 병행수입도 성행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는 부진했다. 국내 한 백화점 매장의 경우 랄프 로렌 칠드런의 매출은 한국에 직접 진출한 첫해인 2011년 4%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3% 역성장했다.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이 2011년에는 11.4% 늘었고 지난해에는 불황 속에서도 5.4%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랄프 로렌 칠드런의 성적은 저조했던 셈이다.

 랄프 로렌 칠드런이 국내 가격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버버리 키즈·빈폴 키즈·구찌 키즈 등 경쟁 브랜드들이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내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랄프 로렌 칠드런의 품목별 가격 인하율과 이에 따른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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