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4) 불쾌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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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루한 장마가 끝나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불쾌지수란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오랫동안의 장마비로 묵직묵직해진 이붐, 옷가지며 집안팎 등 주위를 둘러봐도 결코 상쾌하지 않은 요즘이다.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요소로서의 기상(기상). 이를테면 기온이라든가 습도라는 것이 우리를 심리적인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불쾌지수」란 이러한 영향력을 수치로 표시한 것으로<(건구온도+습구온도×0.72+40.6>이다. 5년전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 말을 썼을 때 일반시민들로부터 말도 많이 들었다.『왜 좋은말 다 버려두고「불쾌」지수냐』「상쾌지수가 더 듣기 좋지앉느냐」는등.
이 말을 처음 만들어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빗발치는 여문에따라 미국기상국은 마침내 현장 모집키로했다.
응모자가 쇄도했으나 당시의「불쾌지수」를 지지하는 사람은 극히적었고「온습지수」가 절대적이었다. 그 뒤 미국의불쾌지수는 온습지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불쾌지수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불쾌지수란 더위에 지친신경을 더 한충 자극할수도 있지만 한편 생각하면 수양을 쌓는「바로미터」가 될 수 있지 않는가? 불괘지수가 높아지면(80이상) 정신장태에 혼란이 일어나 대수롭지 않은 일에 화를 잘 낸다든가 사고력이 저하되므로 직장이나 가정에서 자극되는 신경을 스스로「컨트를」하지 않으면 안된다.
7,8월이면 충격적인 범죄가 많이 일어나 치기배와 폭력배가 날뛰게 되는 것도 바로 불쾌지수가 높기때문. 또「노·슬리브」나 「미니·스커트」등 여성들의 노출과다로 성법죄가 일어나는 것도 불쾌지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 여러 가지 여건으로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지 못해 시민들로부터 야유와욕설을 들을 때 기상관계자들의 불쾌지수가 무한대로 치솟는 일이다.
이재 고지수(고지수)의 계절을 맞아 우리모두 모든 일에 자제력을 잃지앉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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