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알 수 없는 이명과 목통증, 혹시 이글증후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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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영철(가명, 49세 남자) 씨는 1년 전부터 머리를 왼쪽으로 돌릴 때 시야가 흐려지고 오른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 머리를 다시 정면으로 돌리면 1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결국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 김성규(가명, 31세 남자) 씨는 3~4년 전부터 목젖 부위 통증과 함께 고개를 돌릴 때 양쪽 귀 앞쪽이 심하게 아팠다.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입 안과 바깥쪽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목젖 부위에 위치한 설골이라는 뼈와 머리뼈를 연결하고 있는 경상설골인대가 뼈처럼 굳어있는 증상이 관찰됐다.

구 씨와 김 씨의 병명은 희귀 질환인 ‘이글증후군’. 이글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없이 목에 통증이나 이물감, 두통, 이통, 이명, 팔다리 근력 저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실신 할 수 있으며, 맛을 잃거나 감각을 소실하기도 한다.

이글증후군은 우리 목에 있는 경상돌기가 과도하게 자라거나 경상설골인대 주위에 석회화가 일어나면서 주위 신경이나 조직을 자극해 발생한다. 뇌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는 두통, 이통, 이명 증상이 나타나고, 경동맥을 압박하는 경우는 자세 변화에 따라 팔다리 근력 저하나 시력 저하 등 일시적인 신경계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 인구 중 경상돌기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있는 인구는 4%다. 이 중에서도 4%의 사람만이 이글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투여하는 비수술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가 있다.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길어진 경상돌기를 제거하거나 짧게 만드는 것이다.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아 환자들이 모르고 지나쳐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경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속적인 이통, 이명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목에 통증이나 이물감이 나타나는 경우, 머리의 자세 변화에 따라 신경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글증후군에 대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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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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