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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부실정리「천우두」와 전택보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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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의 세 번째 부실업체정리조치의 대상이 되어 뜻밖에 비운의 주인공으로「클로스·업」된 천우사의 전택보씨는 많은 실업인들을 비롯, 각계각층 인사들의 존경을 받아오던 실업계의 중진이자 사회명사다. 그래서 천우사계기업의 정리는 경제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전씨의 비운을 더욱 애석해하고 있다.
1901년 함경남도문천군에서출생, 일본신호고상을 나와 한때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해방 2년후인 47년에 지금의 천우사를 창립, 실업계에 투신했던 전사장은 성실한 경영수완과 고매한 인격으로 천우사를 국내에서 손꼽는 수출상사로 육성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육영·언론·기타 사회사업분야에서 폭넓은 활약을 해왔다.
천우사를 모체로 해서 전택보씨는 대성목재 (55년)와 조선피혁 (56년), 그리고 최근에는삼익선박·한국축산·신진완구등을 차례로 인수 또는 설립하여 합판을 비롯, 「스웨터」와 기타 각종의류를 망라하는 보세가공·조화 및 완구 등 전략적이면서 노동집약적인 수출상품개발과 시장개척에 선구역할을 해왔다.
천우사는 61년의 62만4천불에서 시작하여 68년에 무려 30배가 넘는 1천9백24만1천불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진흥에 대한 이러한 공로로 정부는 64년의 제1회 수출의 날 이후한번도 거르지 않고 훈장과 표창상을 받았다. 전씨는 또 사회 각 분야에서도 많은 공적을쌓아왔다.
허정과도내각에서 잠시 상공부장관을 지냈으나 정치에 초연하고 「휴머니틱」한 씨의 성품과 행동양식은 전사장으로 하여금 한때 창경원동물원재건위원장(53년), 조선일보사사장(동), 「코리아·타임스」이사(54년), 한국연구원리사(58년), 한국 「유네스코」후원회장(동), 「포플러」협회장(61년), 4H 「클럽」중앙회부회장(동), 국제법학회부회장 (63년) 등 공사직을 맡게 했고 지금도 이화여대이사(47년), 서울여대이사(63년), 한정협회이사장(55년), 주한「덴마크」명예영사(59년), 보세가공수협회장(63년), 「캐나다」이민협의회위원장(65년), 서울중앙YMCA이사장 (67년) 등 굵직한 직함들을 갖고있다.
특히 씨는 축산진흥에 남다른 관심을 두어 90여명의 기술자를 「덴마크」에 파견, 훈련시키기도 했는데 동물원재건과 「포플러」보급, 그리고 축산진흥에 힘쓴 일등은 지금도 『유쾌한 일로 남아있다』고 전사장은 말했다.
씨는 또 많은 국제회의에 우리나라 실업계대표로 참석하고 눈부신 활약을 해왔는데 내년에 서울에 유치하기로 한 미「스탠퍼드」대학주관 국제실업인회의 개최에 『영향이 없었으면좋겠다』고 준비위원장으로서의 걱정까지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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