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원의 권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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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학술원은 16일 제14회 학술원상수상자5명을 결정, 오는 7월17일 시상키로 결정했다 한다.학술원은 아울러 이날 새로이 3명의 새학술원회원을 추가 위촉했다고 하는데 이로써 학술원의 회원총수는 99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이번 수상대상을 보면 인문과학부문에서 2명 자연과학부문에서 3명이 선정되었으며, 대다수의 수상자들은 대학에 관계하면서 다년간 자기 전공분야에서 온축을 쌓은 독학들로서 우리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꾸준한 연구실적을 쌓아 시상의 영광을 차지한 그들의 공노를 높이치하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매년의 학술원상 시상과 더불어 그 보잘것없는 상금과 그 동안에학술원이 전개해온 초라한 활동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과연 이것이 한나라의 최고두뇌의 활동기관에 대한 처우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술원은 52년에 제정뒨 문화보호법에 따라 예술원과 함께 발족된 지 어언간 18년을 경과하였으나 그간 우리 나라 과학자를 대표하는 최고기관으로서의 이 학술원은 고작 연례행사격인 학술원상시상을 능사로 삼아왔고, 그 밖의 업적으로서는 몇권의 「논문집」을 발간함으로써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씻을 수가 없는 것이다.
먼 앞날을 내다보고 한나라의 학술진흥이 국가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생각하는 정부라면 학술원문제를 언제까지나 종래와 같은 무관심속에서 방치할 수는 없다고할것이다.
우선 학술원의 권위와 명예를 위해서는 현행의 학술원시상에 따르는 부상금의 수준은 대폭 인상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문화상의 2백만원, 3·1문화상의 1백만원에 비해 학술원의 그것이 50만원밖에 안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균형을 잃은 일이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최고학술수준을 상징하는학술원의 시상은 명실공히 다른 시상을 능가해야 한다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예산면에 있어 관계당국의 각별한 배려가 있기를 당부한다.
한편 학술원의 기능의 하나로 회원들에 대한 수당(65세이상 3만원, 65세미만1만원)을 지급하고 있기는 하나 우리는 학술원회원의 체통을 생각해서라도 그것이 결코 충분한 액수라고볼수는 없다. 엄선주의를 택하여 그 회원수를 조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회원수당은 시급히 인상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학술원은 과학자들을 우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학술의 향상발전을 도모하는데 적극적인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그 구성과 기능면에 있어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할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 흔히들 학술원을 과학자들의 양로원시하는 경향조차 있음을 상기할 때 문화국민으로서는 다같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젊은 과학자들도 참가시켜 학술원에 청신한 바람을 일으켜 학문진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주어졌으면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학술원을 정부자문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우선 기구상 총리직속으로 개편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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