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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하루 필요량 계란 10개 분량 … 어떻게 섭취할 지가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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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 중 물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단백질이다. 근육을 구성할 뿐 아니라 각종 장기·피부·모발·손톱과 발톱의 주성분이다. 뿐만 아니다. 신경전달물질인 효소와 호르몬도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현대인은 단백질이 부족하다. 특히 곡류가 주식인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단백질 섭취량이 적다.

그 결과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긴다. 의사이자 영양학자인 데이비드 히버 박사(65·미 UCLA 의대 공중보건·임상영양학부 교수·사진)가 지난달 13일 내한했다. 미국 ‘최고의 의사’에 선정된 바 있는 그는 많은 저술·강연을 통해 단백질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히버 박사에게 단백질의 건강학을 들었다.

-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가.

“단백질은 몸을 구성하는 근원 물질이다. 근육을 단단하고 탄력 있게 만든다. 단백질이 없으면 근육의 수축·이완작용이 생기지 않아 힘을 못 쓴다. 오랜 시간 걸을 수도, 무거운 물건을 들 수도 없다. 피부와 머리카락도 푸석해진다. 피부를 이루는 케라틴의 주성분이 단백질인데, 이 물질이 부족하면 피부 탄력도 떨어져 보인다.”

-혈압도 조절한다는데.

“그렇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수많은 세포막을 형성하는 주재료다. 세포가 죽고 다시 생성하는 과정을 거치려면 원료인 단백질이 잘 공급돼야 한다. 특히 단백질은 혈관벽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혈압 유지도 어렵다. 상처가 나거나 출혈로 인해 손상된 조직을 다시 형성하는 데도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면역력도 좋아지나.

“신체를 방어하는 항체도 단백질에 의해 형성된다. 수술 후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단백질은 효소를 만든다. 우리 몸에 필요한 2000개 정도의 효소를 만들어 체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의 반응 속도를 높인다. 효소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호르몬이 나오고,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돼 몸이 원활히 작동한다.”

-다이어트에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던데.

“그렇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단백질 섭취 비율을 높여야 한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준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비해 소화시간이 느리고 연소될 때 열도 많이 생겨 포만감이 가장 오래간다. 또 지방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탄수화물만큼 빠르지 않다. 즉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비해 살로 덜 축적된다는 뜻이다. 기초대사량도 높인다. 단백질은 근육의 생성을 유도하는데, 근육이 많아지면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소비되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

-현대인의 단백질 섭취는 많이 부족한가.

“인간이 곡물을 재배하게 된 것은 인류 전체 역사로 봤을 때 불과 얼마 전 일이다. 인류 초기에는 수렵과 채집을 했으므로 동물 단백질과 과일류만 먹었다. 그런데 곡류를 재배하면서 탄수화물 섭취가 갑자기 늘어났다. 그래서 지방으로 축적되는 양이 많아지고 비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탄수화물은 단백질보다 가공하기 쉬워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다. 현대인이 좋아하는 과자·빵·햄버거·피자는 탄수화물 덩어리다. 또 탄수화물은 뇌에 바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중독성도 높다. 단백질 섭취 비율이 줄고 있는 이유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단백질의 하루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씩을 먹으면 된다. 자신의 몸무게가 60㎏이라면 60g 정도 섭취한다. 삶은 계란(흰자)으로 따지면 10개 분량, 또는 손바닥만한 닭가슴살 4개 정도 분량이다. 특히 식물성 단백질보다 동물성단백질의 체내 이용률이 더 높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다 보면 같이 붙어 있는 지방까지 과다하게 먹게 된다. 최근 한국인의 단백질 급원 중 삼겹살 등 고지방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들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단백질 제제를 따로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어떤 식사를 하고 있나.

“전통적으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섭취 비율은 5:3:2라고 하지만 나는 3:5:2 비율로 섭취한다. 탄수화물은 거의 과일을 통해 얻는다.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함께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탄수화물인 빵은 하루 1조각 정도 먹는다. 단백질은 흰색 고기, 즉 닭고기나 칠면조 위주로 섭취하고 생선도 즐긴다. 특히 생선은 자연산을 찾는다. 양식 생선은 지방 함량이 높고 오메가3 함량은 낮기 때문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콩을 통해 주로 섭취한다. 하지만 닭가슴살이나 생선을 매일 섭취하기란 사실 어렵다. 강의가 많아 간편식을 먹어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를 대비해 내가 개발에 참여한 단백질 제품(프로틴바 디럭스)을 가지고 다닌다. 먹기 좋게 초콜릿바로 되어 있다. 한번 섭취하면 10g이나 되는 질 좋은 단백질(우유에서 뽑은 유청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은 빼고, 7가지 필수비타민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하루 한 개 정도는 간식으로 꼭 챙겨 먹는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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