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스트레스, 탈모 부추겨 … 지나친 술·담배도 악영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풍성하고 건강한 머리카락은 젊음을 돋보이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탈모 환자들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탈모증은 정상적인 피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히 털이 빠지는 질병을 말한다. 대게는 두피에서의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염이나 눈썹, 음모, 겨드랑이 털 등 기타 부위의 털이 비정상적으로 빠지는 경우도 탈모증이라고 말한다. 박중현 멘파워비뇨기과의원 원장을 만나 탈모의 원인에 대해 알아봤다. 19일자에는 탈모관리, 8월 2일자에는 모발이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 예정이다.

박중현 멘파워비뇨기과의원 원장은 “탈모 유전자가 있다고 모두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로와 스트레스, 지나친 술이나 담배 등 다른 요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머리카락은 보통 3~5년 자란 후에 빠지고 3개월 후에 빠졌던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난다. 그러나 1년만 자란 후에 머리카락이 빠져버리거나 정상적인 상태인 60-80개 보다 훨씬 많은 100여 개가 빠질 경우 이를 탈모라 한다.

 탈모가 심한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솜털처럼 변해, 자라기 시작해 빠지기까지 주기가 갈수록 짧아진다. 그렇다면 탈모증은 왜 생기는 걸까. 첫 번째는 탈모 유전자 때문이다. 즉 대머리는 탈모 유전자가 있어야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대머리로 되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과 나이, 스트레스 등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유전자로 인한 탈모는 특별한 예방 방법이 없지만 다른 요인들과 결합돼 더 심하게 발전되기 때문에 다른 요인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성호르몬 때문에 탈모가 진행되기도 한다.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서 생성되는데, 이 남성호르몬은 모발을 생존케 하는 모낭에겐 적과 같은 존재다. DHT호르몬은 모공을 죽게 만든다.

 모낭 중에서도 앞이마 가운데 정수리 부위의 모낭은 다른 부위의 모낭보다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때 만일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DHT가 신속히 그 유전자를 표현하는 모낭과 반응을 일으키므로 중증의 탈모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탈모다. 다양한 두발제품(케미컬)으로 인해 과피지 현상을 일으키거나, 모공을 막고, 두피가 압박을 받아 순환장애를 일으켜 탈모를 발생시킬 수 있다.

두뇌를 많이 쓰는 현대인들은 뇌가 발달하면서 두개골이 커지고, 두개골에 두피가 당겨져 압박을 받아 모근에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게 돼 혈액 순환장애를 일으키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꽉 끼는 모자를 항상 착용하면 두피로 흐르는 측부동맥을 압박해 탈모가 될 수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반복되다 보면 자율신경의 실조증을 초래해 모발의 발육이 저해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과 하루 1.5~2리터 수분 섭취, 그리고 유산소 운동과 균형 있는 식생활 습관은 탈모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영양 불균형 혹은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철분 부족이 올 수 있는데 이는 빈혈로 이어져 머리가 빠지는 휴지기 탈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백질이 결핍되면 우리 몸은 필요한 영양을 확보하기 위해 단백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성장기 모발들을 단백질 소모가 필요 없는 휴지기(머리가 빠지기를 기다리는 모발 주기)의 국면으로 몰아간다. 담배의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켜 두피의 빈혈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술도 대머리의 원인이 되는데 지나친 양을 섭취하게 되면 간에서 해독하는 과정에 알코올 분해로 생기는 알데히드가 다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와 결합하게 된다. 이 결과 모발에 공급되는 혈액 속에 영양도 산소도 아닌 알코올 찌꺼기가 돌게 되고 영양공급이 중단되면서 손상을 입어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학 상식 Q&A
여성 탈모 의외로 많다
전체 환자의 40% 차지

여성탈모 환자들은 탈모를 숨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보다 병원을 찾는 적극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시중에 떠도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에 의존해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가 빠지는 여성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전체 탈모 환자의 약 40%가 여성입니다. 그러나 머리가 벗겨지는 형태가 남성들에게서 보여 지는 것과 다르며, 여성 탈모의 진단과 치료를 하는 데는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머리와 뒷부분과 옆은 남겨두고 머리가 벗겨지는 남성형 탈모와는 달리 여성들은 보통 머리카락이 머리 전체에서 일정하게 빠집니다.

 남성형 탈모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머리 앞쪽이 벗겨지기 시작하는 반면 여성의 탈모에 있어서는 머리 앞 선이 계속 같은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또한 남성과 달리 여성들은 아주 점진적으로 머리가 빠지는데 임신과 폐경기 때는 가속화됩니다.

 또한 여성의 탈모는 주기적으로 변화가 더 심하며 호르몬의 변화, 병세, 그리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전반적으로 머리가 빠지면서 머리 결이 가늘어지는 탈모는 유전적인 대머리보다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남성과 비슷하게 호르몬이나 유전, 나이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는 다른 병리적인 요인들도 중요한 작용을 하므로 이를 유전적인 원인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탈모가 있는 여성들은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 그 원인이 질환에 의한 것인지, 스트레스에 의한 휴지기 탈모인지 아니면 유전에 의한 탈모인지를 먼저 확인 한 후에 약물치료가 효과적인지 아니면 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박중현 멘파워비뇨기과의원 원장

글=장찬우 기자 glocal@joongang.co.kr
사진=조영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