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유도회장 "용인대 독점 없앨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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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남종현

지난 5월 취임한 남종현(69) 대한유도회장이 개혁의 깃발을 들었다. ‘용인대’와 ‘비(非)용인대’ 출신으로 갈라진 유도계를 하나로 만들겠다고 했다. 과거 어떤 회장도 성공하지 못한 부분이다. 남 회장은 “용인대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판정에서 큰 이득을 얻어왔다. 공정해야 하는 스포츠에서 있어선 안 될 일이다. 내가 유도회장직에 있는 한 용인대가 이득을 얻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유도 심판의 70% 이상이 용인대 출신이다. 유도회 내부도 용인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조용철(52) 전무이사는 용인대 유도학과 교수다. 그래서 대회 때마다 용인대 출신 선수들에게 유리한 판정을 한다는 의심이 많다. 과거에도 계명대 출신의 김재엽(49·동서울대 교수)이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파벌 싸움으로 인해 유도계를 떠났다. 판정에 불이익을 받아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해 일본으로 귀화한 격투기 선수 추성훈(38)도 있다.

 남 회장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심판 배정 제도를 바꿨다. 경기를 치르는 두 선수의 고향과 출신 고교·대학까지 조사해 관련이 없는 인물을 심판으로 배정한다. 이를 어길 경우 영구제명의 중징계를 받는다. 남 회장이 새 제도를 도입한 이후 열린 2개 대회에서는 용인대가 아닌 한국체대(5월)와 동의대(6월)가 우승했다.

 일각에서는 전 유도회 회장인 김정행(70) 대한체육회장이 용인대 총장이라 눈치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남 회장은 “나는 용인대 출신이 아니다. 유도 선수 출신은 더욱 아니다. 유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눈치 볼 사람도 없다. 반드시 용인대 독점 현상을 없애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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