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2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에서 보고회를 갖고 디지털 레이더 개발을 완료했으며 2015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김외현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 사장과 박맹우 울산시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디지털 레이더는 선박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기자재로 지금까지는 국내 기업의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진입장벽이 높아 일본과 유럽 등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현대중공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경제진흥원,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중소기업 등 10개 기관은 디지털 레이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2010년 7월 컨소시엄을 이뤄 연구개발을 해왔다.
개발에 성공한 디지털 레이더는 해상도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뛰어나 악천후 속에서도 10㎞ 밖에서 70㎝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다. 핵심 부품인 전력 증폭기의 수명도 5만 시간으로 3000시간인 다른 제품보다 16배 정도 길다. 디지털 레이더를 군사용이나 해양설비, 항공 분야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하반기까지 노르웨이 DNV 등 주요 선급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고, 2015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운항시스템, 외부환경정보, 타 선박의 정보를 통합관리해 안전운항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선박통합운항시스템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황시영 부사장(기술경영실장)은 “디지털 레이더 개발을 시작으로 선박의 주요 항해시스템을 우리 손으로 개발해 세계 조선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 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