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회장의 사회공헌 … 다섯 번째 사재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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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75)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노션 지분 20%(36만 주)를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 출연한다. 이는 정 회장이 가진 이노션 주식 전부다. 이노션은 비상장사여서 주가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증권업계는 평가액이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노션 주식은 정 회장이 20%,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각각 40%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일 정 회장이 이 같은 방식으로 사재를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6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모두 글로비스 주식을 내놨으며 총 439만 주에 이른다. 이번 이노션 주식 출연으로 정 회장이 사회공헌을 위해 기탁한 사재는 8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 회장은 2007년 8400억원의 사재를 사회를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간부들에게 “복지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적 복지에 힘을 더하기 위해 사재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몽구 재단은 이번에 출연한 정 회장 사재를 소외계층 지원과 미래 인재 양성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평소 “저소득 계층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정몽구 재단은 저소득층과 농어촌 지역 중·고생의 재능과 적성을 계발하고 진로를 모색하는 지원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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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학자금 등 장학금 지원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문화예술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180개 학교 동아리에서 1만7600명을 선정해 1년간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추가 출연된 재원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재단 이사진과 협의를 거쳐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유영학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맡고 있다.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신수정 전 서울대 음대 학장, 손지열 전 대법관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일감나누기, 동반성장 등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노션은 4월부터 연말까지 국내 광고 일감의 65%(1200억원)를 중소 광고기업에 넘긴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부문 국내 발주액의 45%인 4800억원을 비계열사에 맡기고 있다. 재벌 그룹이 대규모로 내부 일감을 외부에 넘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는 일감을 주면서 동시에 기술 전수도 하고 있다. 부품업체와의 해외 동반 진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방문한 현대차 베이징 3공장은 전체 부품의 85%를 한국 부품업체가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진출로 중국에 나간 협력업체 수는 417개에 이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을 실천할 것”이라며 “정 회장도 꾸준히 사회적 기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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