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어린이에게 좋은 노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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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어린이들에게 좋은 노래를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나한사람 뿐의 뜻이 아니라고 본다. 자기자식을 옳게 바르게 가르치려고 하는 부모는 다 내 생각하는 바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노래(특히 유행가)를 흉내 내면 그것을 좋다고 웃는 부모들도 없지않아 있다. 우리는 이런 것을 보고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린이는 어디까지나 어린이답게 어린이 노래를 불러야 한다. 정서에 굶주린 이나라 어린이들에게 우리는 명랑하고 건전한 노래를 가르쳐 주는 것이 급무다. 그들의 청각은 우리들보다 더 애민하고 그들의머리는 어디까지나 어른들보다도 더 기억력이 좋다. 각 방송국에서 너무나 유행가에 치중하여 심지어 심산유곡까지 노랫소리가 흘러간다. 그러니 아무리 머리가 둔한 사람이라도 노래가 귓속에 여러번 들어가면 머릿속에 남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각 방송국에서는 어린이 방송시간을 좀 넓히기 바란다. 그리하여 이 나라어린이들에게 정말로 참된 좋은 노래를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어린이 방송시간을 가지고 있는 방송국에서도 방송「프로」개편하는 것이좋겠다. 주초에 새동요라고 첫시간 몇분만 불러주곤 그만둔다. 이러니 어린이들에게 새 노래가 보급될 수가 없다. 어른들에겐 일주일동안 밤마다 새가요를 지도하여 주는데. 왜 어린이들에겐 단 10분 동안 한번만 가르쳐 줄까? 어린이 시간의 새 동요도 일주일 동안 계속 지도 방송을 하여 주었으면 얼마나 어린이들이 새 동요를 많이 배울수 있을까? 이번 어린이날을 계기로 각 방송국에서 어린이 시간을 만들고 동요를 많이 가르쳐 주는 것이 좋겠다. 좋지 않은 유행가보다는 건전하고 명랑한 동요를 많이 부르자. 이 복잡한 때에 동료를 듣고 가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영국의 「워즈워드」는 이렇게 말하였다.『어린이는 어른의 사표』라고-. 박경종<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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