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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골퇴진과 새 국제통화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드골」불란서대통령의 퇴임은 새로운 국제통화의 위기를 조성시키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67년11월의「파운드」평가절하로 구체화한 국제통화질서의 교란현상은「스와프」거래2중금가제도의 채택, SDR(특별인출권)의 초기발동이란 구급조치로 일단 수습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68년5월의 불란서「데모」파동으로 견조를 유지하던「프랑」화가 다시 약화되어 11월「프랑」파동을 일으키면서 국제통화체제는 근본적인 불안을 노정시켰던 것이다.
「드골」대통령은 당시「프랑」의 평가절하를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일단「프랑」화의 신인을 회복시켰으나, 그 때문에 각국은 긴축정책이란 최종수단에 호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긴축정책은 이론상으로 안정의 강력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근린궁핍화정책의 색채를 띠는 것이며, 세계무역의 순조로운 확대와 그에 따른 세계경제의 순조로운 성장에 지장을 주는 것도 사실이라 할 것이다.
이렇게 국제적인 분열요소를 내포한 방식으로 통화불안을 해소시키거나 원화시키는 것이 결코 소망스런 것은 아니지만, 다른 수단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에 각국은 금리정책과 무역제한, 외환통제, 그리고 재정삭감이란 비상조치를 연이어서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같은 일련의 조치로 소강상태를 유지해온 국제통화는「드골」의 퇴임으로 새로운 도전을 받게된 것이다. 선진경제일수록 정책담당자는 경제적인 신호구실을 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인플레」론자가 등장할때에는 경기호전을 경제계가 점치는 것이고, 「디플레」론자의 등장은 경기후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드골」의 퇴진은 일단「프랑」평가의 유지, 금본위에로의 복귀라는 강력한「이미지」의 퇴진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며, 때문에 구주통화시장은 다시 금투기 환투기의 계기를 얻은 것이라 할 것이다.
이미 금투기가 시작되었으며「파운드」·「프랑」은 약세를 실현시키고 있다. 또「프랑」화의 15% 평가절하설은 이제 구주금융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새로운 국제통화위기요소가 즉각적으로 국제적인 평가재조정으로 발전하리라고 성급히 단정하기는 아직 이른 것이지만, 적어도「드골」의 퇴진이 그 시기를 단축시킬 것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할 것이다.
「드골」의 퇴진여부와 관계없이 오늘의 국제통화체제는 2중금가제나 SDR의 창조로 해결될 수 없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그 대안으로 신축적인 환율제채택론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신축적인 환율이 가지는 모순 또한 경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은 적어도 국제통화파동이 주기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필연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같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국제통화체제에「드골」의 퇴진은 새로운 충격을 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여파에 대해서도 또한 세심히 관찰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드골」의 퇴진과 그뒤의 불란서정국진전이 그 충격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국제통화체제가 내포한 본질적모순은 불란서정국의 안정이 회복된다하더라도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국제적인 고금리 초긴축정책은 당분간 지연될 것이며 때문에 세계무역의 신장률은 떨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국제적인 평가재조정과정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이 확대일변도의 정책을 지속시키고, 수출「드라이브」에 정책적인 운명을 걸다시피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우리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할 단계에 왔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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