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배기 개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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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하늘이 맑다고해서 자랑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리 자랑스럽지못한 하늘이 되고있다. 산업과 도시가 발전하면할수록 연료소비량은 늘어 이에따라 매연「개스」와 먼지가 나기마련이고 하늘도 흐리게된다. 서울의 하늘이 바로 그렇게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미국 독일 일본등 발전된 국가치고 하늘과 물이 맑은 곳이없다. 한동안 그들은 이러한 현상을 산업발전과 바꿀수 없다고 생각해서 참을대로 참아봤다. 그러나 그 결과는 드디어 중대한 재해와 인명피해를 가져오고 말았다. 1952년12월에 「런던」에서는 「스모그」로 불과 1주일간에 약4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이전의 1948년10월에도 「펜실베이니아」주 「도노라」에서도 역시 17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했다.
몇년전부터 우리의 연료정책은 「벙커C」유등 액체연료를 많이 쓰게됐다. 한국에 들어오는 중동산원유는 유황분이 높아서 연소할 때 아황산「개스」를 많이 내뿜는다. 특히 서울의 지형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이러한「개스」가 확산이 잘되기때문에 대기오염의 농도는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심지의 아황산「개스」농도는 하루종일 1PPm을 넘고있어 미국에서 유해한계로 규정하고있는 0.2PPm보다 5배나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되면 눈에까지 자극을준다. 아황산「개스」 는 대기중에서 산화되어 먼지와함께 안개 흡수되고 소위 「미스트」를 형성하여 이것이 우리들의 호흡기에 흡수되어 기관지염 천식 폐기종등을 유발하고 나아가서 심장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낡고 정비되지 않은 차량은 더욱 심한 소음과 매연 일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그러한차량이나마 탈 수 있다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하는 도시민은 언제까지 이같은 차량의 횡포를 감수해야 할것인가. 하루 바삐 노후차량을 정비하고 도시에서는 저유황유를 대건물이나 발전소·「디젤」차량에 쓰도록하며 한편으로는 법률상 자동차나 사업장에 매연방지 시설을 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그렇지않고서는 불원간 우리나라 중요도시에서도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스모그」와같은 재해를 일으키지않는다고 보장할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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