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열리는 대륙붕 보고|해저 자원개발 입법과 투자유치의 문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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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해 및 제주도서남방대붕에 매장되었을 것으로 기대되는 광물자원을 탐사개발하기 위한 일련의 예비적 작업이 추진되고있다. 해저자원개발에 관한 제도의 정비확립과 개발에 필요한 투자유치 등으로 나누어지는 이 작업은 그러나 우리나라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점 등이 잇달아 생겨나 쉽사리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륙봉해저에 매장되었을 가능성이있는 광물은 석유 천연「개스」석탄 사철「티탄」철「모나사이트」등 이며 지금 각광을 받고있는 해역이 서해 및 제주도서남방일대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이 석유자원인데 세계적으로는 이미1945년부터 해저석유자원탐사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는 66년2월「에카페」주동으로 「러시아」지역 천해해저광물자원공동탐사 조정위를 설립한 것이 첫 발단이었다. 이 위원회는 67년5월 「에카페」후원을 받아 해저석유자원의 예비조사를 결의, 우리나라도 68년6월부터 서해 및 남해일대의 항공탐사가 착수되었으며2개월간의 선박답사는 이미 끝났다.

<3개두 합작교섭>
이와 때를 같이하여 외국의 석유자본들이 다투어 이 분야에 대한 대한투자를 제의해왔으며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투자를 제의한 외국석유회사는 구두 및 서면을 합쳐5,6개사에 달했지만 지금은 「걸프·오일」「칼텍스·오일」및「로열·더치·셸」등의 3개사로 압축되어 구체적 투자조건에 관한 교섭이 진행되고있다.
정부는 당초에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처리해 버릴 듯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중도에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각적으로 문제점들을 검토, 그 대응책 수립에 골몰하고있다.
이러한 외국석유회사의 전격적 투자제의와 정부안에서 신중론이 제기된 것은 지금까지의 예비탐사결론이『희망적』이었다는데 근거를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권선언도 검토>
따라서 대륙붕 자원개발권한 확립에 필요한 국내외적조치를 취하고 이기회에 개발방법에 대해서도 일경한 기준을 설정하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이 방침에 따라 대륙붕해역에 대한 주권선언 및 기타조치의 필요성 유무가 신중히 검토되고 있으며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성안되었다.
그런데 이미 전세계석유생산량의 16%가 대륙붕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인접국가에 의한 대륙붕개발은 일반화한 것이기 때문에 개발권한에 대해선 별반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력개발이 어려워 외자를 유치해야하기 때문에 그 조건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 이를 사전에 법제화하느냐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큰 손실 없게 신중>
자원의 매장가능성만을 갖고 과도히 투자조건을「타이트」하게되면 개발활동자체가 좌절될 우려가 있는 반면 너무 조건을 상대방에 유리하게 해주었다가 막상 석유라도 나오면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게된다는 점이 정부가 직면한 고민이다.
이로 인해 정부는 근반년가까이 해저광물자원개발방안을 확정하지 못 한채 투자를 제의한 외국회사와 교섭을 거듭해왔다.
이 교섭에서 가장 초점이 된 것은 정부방침인 개발회사의 태작설립에 있어 합작시기를 언제로 하는냐는 점이다. 정부는 그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출 것을 희망한데 반해 상대방은 굳이 합작을 해야한다면 일정한 유징이 나타나는 개발초기단계에 합작하자는 주장이다.

<직접투자 허용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구상하는 탐사 및 조광권의 시한과「로열티」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려있는데 탐사권10년 조광권30년 및 조광권자의 내국인과의 합작투자와 15내지 20%의「로열티」수취등이 정부의 기번적 입장이지만 최근에는 직접투자를 허용할 것도 검토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로열티」(조광료) 수취 및 외자도입법에 의해 외국투자자에 주어지고 있는 면세특전을 배제하기 위한 관계법령개정도 추진되고있다.

<시추에 2천만불>
이 밖에도 투자자별 개발대상해역구분, 합작투자 할 경우의 「카운터·파트」선정 등이 미결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탐사 및 시추에만 2천만「달러」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대륙붕의 독자적 개발은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투자교섭을 매듭지어 하루 빨리개발에 착수하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미 「걸프·오일」측과는 의견이 대체로 간추려졌다고 알려 졌으며 이것이 확정되면 나머지「칼텍스」나「셸」은 자동적으로 같은 조건에 따라 개발에 참여하게 될 전망인데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낼 대륙붕개발방법 및 그 투자조건 등에 관한 최종적 방향이 주목을 끌고 있다.<박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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