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과 경제의 이상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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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획원이 조사한 상업「센서스」결과는 이 나라 경제구조의 변칙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되어야 할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총사업체 수는 41만9천여개에 달하며 이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93만2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이 63·1에 이르는 26만4천9백여개이고 개인「서비스」업이 33·6%에 이르는 14만6백여개에 이르고 있다한다. 지역별분포를 보면 서울이 22·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종업원의 평균규모는 2·2인이고 특히 개인「서비스」부문에 종사하는 인원은 무려 35만6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그중 여자 종업원이 남자보다 3만명이나 많은 19만4천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통계는 산업구조문제를 비롯한 경제의 질적인 이상현상을 노정시키는것으로서 간과하기 쉬운 중요문제점을 제기시키는 것이라 할것이다.
첫째. GNP의 50%이상을 점하는 「서비스」산업이 이처럼 발전하고 있는 오늘의 경제구조가 생산적기반의 뒷밤침을 받고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할 문제라 할것이다.
이른바 고소득경제에서의 「레저」와 유흥적소비팽창에 따른「서비스」산업의 발전은 그 나름대로 생산적기반을 갖고 있는것이며, 생활양식의 다양화를 상징하는것으로 나무랄 것이 못된다 할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물적생산은 그런 단계에 있는것도 아니며 또 그에 접근한것도 아닌데, 「서비스」업의 비중이 그처럼 높다는것은 비정상적인것이다. 결국 그런 현상은 부당한 소득의 편재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패의 여파라는 해석이 나올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할 줄로 안다.
둘째, 소매업이 상업의 63·1%를 점한다는 것도 중요시되어야 할것이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농업에만 잠재실업이 있는것이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오히려 잠재실업이 더 크게 내포되고 있는것으로 확인되고있다. 생활이 어렵고 정상고용의 기회가 없는 사람은 결국 생계를위해 영세상인으로 호구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것이며, 때문에 그들의 한계생산성은 영이 아니면 그에 가까운 것이다. 소매상이 영세화하면 할수록 생활기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마크·업」을 올려야 할것이며 때문에 소비자 물가와 소매상의 생활비는 악순환작용을 하기때문이다.
세째, 개인「서비스」종사자가 35만명이나 되고 그중 19만4천여명이 여자라는 사실도 간과할수없는 사항이라할것이다. 개인「서비스」업은 대체로 다방 요정「바」음식점등이라 할것인데 이러한 업종의 규모가 상업의 33·6%나 점한다는 것은 가위 병적인것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왜 그많은 요정「바」음식점이 성업중인가, 당국은 깊이 생각하는바 있어야할 것이다. 도시 평균임금이 2만원이하의 수준에 있는 사회에서 1회에 월급의 절반 가까운 출비를 감당해야할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이 성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불로소득 부패행위 그리고 배임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통계적시사가 아닌지 당국은 심각한 분석을 가해야 할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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