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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궁중 나인들의 눈물일까 방울방울 화려한 자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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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봉황이 수 놓아진 왕실 여성용 흉배(胸背·가슴과 등에 붙이는 천). [사진 고궁박물관]

누가 자수(刺繡)를 시간 많은 여인네들의 고상한 취미생활이라 했던가.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서 9월 1일까지 열리는 ‘아름다운 궁중 자수’ 특별전을 보고 나면 느끼게 될 것이다. 자수란 옛 여인들이 재능과 노력이 ‘한땀 한땀’ 아로새겨진 뛰어난 예술품이라는 것을.

 왕과 왕비의 각종 의복과 이불·방석 등의 생활용품, 장식품 자수 병풍까지, 조선 시대 궁궐에는 자수의 쓰임새가 많았다. 자수는 주로 궁궐 수방(繡房) 소속 궁인들이 담당했는데 밑그림을 그리는 전문 화공과 수를 놓는 나인들로 구분돼 있었다. 이들은 열 살도 되기 전 궁에 들어와 전문적으로 자수 기술을 익힌 그 분야의 ‘달인(達人)’들이었다. 이들의 손을 거쳐 정교하고 화려한 최고 수준의 작품들이 탄생했다.

 전시에는 공주·옹주들이 입었던 활옷과 왕과 왕비의 옷에 달았던 용보(龍補·용을 수놓은 천), 장식용품과 서화 작품 등 총 90점이 나온다.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딸 복온공주의 활옷은 가느다란 꼰사(명주실을 꼬아 만든 실)를 사용해 작은 무늬들을 섬세하게 표현한 궁중자수의 전형을 보여준다.

 복온공주의 혼례에 쓰였던 자수 방석에 새겨진 나비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입체적이다. 그 외에도 자수로 만든 노리개와 주머니, 책 표지 등 자수의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주는 유물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신사임당의 그림을 수 놓은 ‘자수 초충도(草蟲圖) 병풍’(보물 제595호) 등 우리나라 자수 역사를 대표하는 작품이 소개된다. 무료. 02-3701-7500.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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