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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시대의 전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과 소련은 l8일 해저와 해상및 지하에 핵무기설치를 금지하는 새로운 군축안을 공동으로 제의함으로써 군축회담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닉슨」미대통령은 18일 재개된 17개국 군축회의에 6개항목으로된 「메시지」를 보내고 미국은 「미사일」요격망(ARM)의 제한에 관한 소련과의 쌍무회담이 『가까운 시일안에 시작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닉슨정부 첫구상>
이는 대결의 시대는 지나가고 협상의 시대가왔다고주장하는 「닉슨」행정부가처음으로 내어놓은구체적인 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이와 아울러 미상원이 지난14일 작년1월18일 「제네바」군축회의에서 통과된핵확산금지조약안을 비준한사실은군축과미소협조체제의 앞날에 밝은빛을 던져주는 요소들이라 하지않을수없다.
지난62년 공포의 상징처럼되어있는 핵무기의 확산을 방지해야겠다는 세계의 여론에 힘입어출발한 「제네바」군축회담은 핵보유국과 비핵국간의 상반된 이해관계때문에 별다른. 성과없이 연례의행사처럼 계속되어왔다.

<서방국가와 협의>
그러나 그사이 핵무기는 엄청난 속도로 개발되고 발전되어 세계는 「핵공포로부터의해방」이 절실함을 재확인해가고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현실가운데서 미·소의핵확금합의가 나왔으며 이번에 새핵금안이 나온것이다.
특히 이번의 새핵금안은 「닉슨」대통령이 서구의 맹방을 순방하고 각국의 지도자들과 일련의 회담을 가진다음에 제안했다는 점에서 또 소련으로서는 지난3월2일과 3윌15일 두차례의 「다만스키」도충돌사건으로 중공과의 사이가 극히 미묘한가운데 빠져있는 상태에서 이안에 동의했다는점에서 새확금안의 앞날은 어느정도 낙관된다고도 볼수 있겠다.

<소의 사정도 절박>
핵보유가능국인 서독은 물론 기보유국인 불란서도 핵확금안에 반대, 지금까지 이의 비준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동서협상을 전제로 이들 각국을 역방한 「닉슨」대통령이 협상의 큰 줄거리가될 군축문제에대해 의논을 교환하지 않았을리가 없다고 볼수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의 새핵금안을 내어 놓았다고 볼수있기때문이다.
또 소련으로서는 작년8월의 「체코」침공으로야기된 당내의 내분이 채가라앉기도 전에 중공과의 국경충돌이라는 외환을맞은 상태라 시기적으로 보아 미국과의협조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므로 새핵금안의 제안은 선전으로서가 아니라 절실한 필요에의해서 나왔다고 보아야 하겠기때문이다.

<자국리해로 찬·반>
그러나 새핵금안의 장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모든 국제협약을 반대해온 중공이 이안이라고 외면하지 않을리 없을것이며 그밖에 다른비핵국들도 각기 자국의이해에따라 움직일 것이라 보아야 하겠기때문이다.
그위에 미국이 제안한 이번 핵금채에는 ABM의 제한에 관한 조항이 있다 .전략무기인 ABM은 핵전쟁시에 대비한방위체제로 「닉슨」대통령은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15일 이의 건설추진을 발표한바있다.

<소도abm개발>
군사전문가들은 소련측에서도 이미 ABM을 추진하고있는것으로 보고있는데 이는 공격용이 아니라 방위용이라 핵확산금지조약이 실현되지않을경우에 대비, 미소양국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를 보유하려할것이며 결국 이는 군축이아니라 군비경쟁을유도하는 요인이될가능성도내포하고있는 것이다. <김한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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