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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레이싱 기억…미니 '끝판 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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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지난 14일, 미니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미니 트랙 데이 2013’을 열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미니 JCW(John Cooper Works)였다. 1961년 레이싱 엔지니어 존 쿠퍼가 처음 만든 고성능 미니다. 2001년 미니는 BMW 품에서 새롭게 부활했다. BMW는 이 과정에 존 쿠퍼의 아들 마이크를 참여시켰다. 존 쿠퍼의 철학을 이해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2008년 JCW는 미니의 산하 브랜드로 거듭났고, 지난해엔 JCW 버전을 미니 전 차종으로 확장했다.

 JCW는 외모부터 튄다. 보닛에서 지붕에 걸쳐 줄무늬를 긋고 지붕 끝엔 날개를 붙였다. 스포츠 머플러도 심었다. 서스펜션은 10㎜ 더 낮다. 차체 안팎 곳곳은 ‘칠리 레드’ 컬러로 물들였다.

 엔진도 차이가 난다. 미니 쿠퍼 S의 엔진을 밑바탕 삼되 새 피스톤과 배기 시스템을 더했다.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해치백 기준으로 쿠퍼 S의 최고출력은 184마력이다. 반면 JCW는 211마력을 낸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7.2초에서 6.7초로 줄였고, 최고 속도는 시속 223㎞에서 236㎞로 높였다.

 물론 평범하게 몰 땐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신세계가 열린다. 엔진 회전수가 쿠퍼 S보다 한층 맹렬히 솟구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머플러에선 콩 볶는 소리가 작렬한다. 또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사운드가 동시에 자극을 받는다. 나아가 DSC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전자제어의 개입을 최소화한 ‘싸움닭’ 모드로 돌변한다.

 미니 JCW로 트랙을 누벼 보면 ‘운전이 곧 스포츠’란 표현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단단한 하체와 짧은 휠베이스, 격렬한 파워 트레인이 어우러져 레이싱의 기억이 운전자에게 남는다. JCW 시리즈 가운데 무게 중심이 낮은 쿠페 JCW의 움직임이 가장 자극적이었다. 미니 쿠페 JCW의 가격은 4710만원. 쿠페 S보다 480만원만 더 내면 미니의 ‘끝판 왕’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인제=김기범 자동차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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