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식당 어디냐구요? 여자 맘에 들면 틀림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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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현아(33·이태원동)씨는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꼭 가본다. 주부 이정아(39·논현동)씨도 맛집을 즐겨 찾는다.

 이들이 맛집을 고르는 공통 기준이 있다.

 우선 주변에서 “여기 가봤어”라거나 “요즘 거기가 뜬다는데”라고 이야기하는 곳이다. 최씨는 “다른 사람들이 얘기할 때 나만 모르면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 일부러 찾는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분위기다. 이씨는 “테이블 간격이 좁고 산만한 곳은 대화하기 힘들어 좋아하지 않는다”며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아무래도 찾게 된다”고 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여름에는 메뉴별 칼로리까지 고려한다. 칼로리가 너무 높거나 자극적인 곳은 다이어트를 생각해 피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여자들끼리 갈 때는 콩이나 도토리처럼 칼로리 낮은 요리를 주로 먹는다”고 했다.

 요리연구가이자 『건강하게 살 빼는 저칼로리 밥상』의 저자 문인영씨는 “칼로리 높은 요리라고 하면 튀김이나 볶음 요리만 떠올리는데 식재료 자체의 칼로리, 그리고 소금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여부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짭짤한 음식은 손이 계속 갈 뿐 아니라 물과 음료수를 많이 마시게 돼 쉽게 몸이 붓기 때문이다. 또 고추장보다는 간장으로 양념한 음식을 추천했다. 고추장은 1큰술에 33㎉, 간장은 10㎉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스타 셰프의 식당을 골라 가는 사람도 많다. 최씨는 “TV에서 보던 셰프를 직접 만나 요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내가 특별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씨와 이씨처럼 대체로 이렇게 여성의 식당 고르는 취향이 남성보다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밥 한 끼 사먹으면서 맛은 기본이요, 분위기와 건강 등 따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 해도 분위기가 안 좋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국내외 외식업계가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다양한 공간 디자인을 선보이는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다.

 김정석 js garden(중식당) 대표는 “여성은 음식맛뿐 아니라 어떻게 스타일링했는지, 또 공간을 얼마나 세련되고 깔끔하게 연출했는지까지 고려해 식당을 평가한다”며 “여성에게 호응을 얻은 모든 비즈니스는 망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뿐 아니라 패션 등 라이프 스타일 기준을 여성이 만들어가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이 곧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영주 기자

◆김정석(51) 대표는 신라호텔과 르네상스 호텔에서 멤버십 클럽 지배인을 지냈다. 이후 중식 레스토랑 ‘이닝’ 공동대표로 여성 미식가를 위한 레스토랑을 연구했다. 직접 요리를 하지는 않지만 한식과 중식·일식·이탈리아 음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어 늘 새로운 메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중식 레스토랑 js garden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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