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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쇄도「닉슨」생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름도 없었던「닉슨」대통령의 생가는 그가 제37대 미국대통령이 되면서부터 유명해지고있으며 그곳 주민들도 기고만장이다. 「로스앤젤레스」시로부터 동남쪽 약45킬로 지점에 「요버린더」라는 작은마을이 있고 그「요버린더」통18061번지가 바로「닉슨」의 생가다. 보기에도 허술한 천장에 다락방이 붙은 단층목조건물. 「닉슨」이 올해 56세이므로 이집도 60년전에 지어졌을 것이고 그만큼 나이를 먹은 이목조건물도 낡아있다.

<로스앤젤레스교외 「요버린더」마을>
「닉슨」이 태어난곳은 이집아래층 침실이었고 그후 걸음마를 할때부터는 다락방에서 줄곧 자랐다는 것이다.
이 옛집은 현재 국민학교 교정의 한모퉁이에 자리잡고있으며 그소유자는 역시 「요버린더」학교구다. 이 학교가 오래전에 교사확장에 대비해서 사들인것인데 당장 쓰는것이 아니기때문에 1년전에 학교종업원중 셋집희망자에게 개방했다. 학교측에서는 최고입찰자에게 빌려주기로하여 청부인 「빈스·엘링슨」씨가 월80「달러」로 권리를 획득, 5명의 가족들이 단란하게 살고있다.
이집앞에는 지금도 역시 「닉슨부통령의 생가」라고 새겨진 동으로 만든 자그마한 패가있다.
하나 그동안 부통령의 생가라해서 일반인의 관심을 그다지 크게 사지못했고 구경꾼들도 드물었다. 한데 「닉슨」이 대통령으로 당선된후부터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대통령의 생가란 탓으로 구경꾼들이 끊임없이 찾아들어 「엘링슨」씨 집안살림은 뭇사람들에게 공개되고 「프라이버시」조차 완전히 잃어버리게되는 지경이다.
어떤 사람들은 현관의「벨」을 누른 다음 『내부 구경을 시켜달라』면서 들어와 줄을지어가며 욕실·침실·부엌등 빠짐없이 철저히 구경을하는 바람에 「엘링슨」씨도 비명을 아니올릴수없다. 그뿐아니라 기념으로 삼는답시고 외벽의 판자까지 뜯어가려는 사람이 있어 「엘링슨」부처는 드디어 「내각사절」을 선언해버렸다.
그러나 집안구경을 못할망정 외형만이라도 구경하려는 손님들은 계속 들끓고있어 이들에게는 어찌할수 없다는 듯 「엘링슨」씨는 『대통령의 생가에서 사는것도 고통이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사태가 이렇게되자 「요버린더」마을의 유지들은 이생가를 학교로부터 사들여 「닉슨」기념박물관으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있다.
생가를 그대로 유지하여 그곳에 「닉슨」에관한 기념품과 그밖의 여러가지 자료등을 수집전시하는등 항구적으로 보존하려는 것이다.
이계획추진에 발벗고 나서고있는 인사는 「닉슨」과 먼친척이되는 자동차판매업자 「윌리엄·허레스·버튼」씨로 「요버린더」에 역사적명절을 만들려는 이계획에는 마을사람들은물론 외부에서도 많은응원자들이나 서고있다고 대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이계획이성사가 되면 가장큰 곤란을 받게 되는것은 역시 「엘링슨」씨일가.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생가에서 살았다는「명예」에만도 충분한 만족을 느끼게 될것이라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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