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공항서 총격 사건 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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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총격 사건이 일어난 직후 경찰이 로스앤젤레스 공항 국제선 청사의 여행객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국제 공항내 이스라엘 엘 알 항공의 티켓 카운터 부근에서 목요일(이하 현지시간) 한 무장 괴한이 총을 쏴 2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범인이 항공사 안전 요원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경찰 관계자가 발표했다.

당국은 이 무장 괴한이 오전 11시30분경, 톰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 안의 엘 알 항공사 티켓 카운터 부근에서 발포했다고 밝혔다. 톰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은 국내선용 터미널과는 별도의 건물이다. 경찰은 이 무장범인의 발포로 20대 가량의 여성과 남성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희생된 남성이 야코프 아미노프(46텹A 거주)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다발의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던 중 사망했다.

그의 가족들은 총격 발생 당시 아미노프가 친구를 공항에 데려다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의 아내가 병원에서 기절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임신 중이다.

또한 한 명의 여성이 총을 맞아 부상을 입었으며, 엘 알 항공사 안전요원 한명이 등에 자상(刺傷)을 입었다. 그리고 이 무장괴한이 휘두른 권총에 한 남성이 타박상을 입었고 2명의 남성이 심장 이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바에즈는 덧붙였다.

바에즈는 사건에 관련된 또 다른 범인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즈비 바프니 주미 이스라엘 LA 총영사는 엘 알 항공사의 하임 사피르 최고 보안 담당자가 총과 칼을 들고 항공사 카운터를 향해 달려오는 무장범인을 보고 그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사피르의 등을 찔렀지만, 사피르는 범인에게 응사해 치명상을 입혔다.

경찰은 범인이 52세라는 것을 제외하고 범인의 신상에 대해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사법당국의 관계자들은 적어도 1명 이상이 심문을 위해 경찰에 구금됐으며, 이후 수사를 이끌고 있는 연방수사국(FBI)에 넘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목격자들이 이날 일찍 무장범인과 함께 있는 남성을 봤다고 당국에 말했으나, 목격 상황이 불분명하다고 CNN에 밝혔다.

이번 총격 사건은 연방 관리들이 독립기념일에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며칠 뒤에 발생했다. 그러나 LA시와 연방 관계자들은 목요일에 일어난 총격 사건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제임스 한 LA 시장은 "이 사건이 테러 사건이나 그 밖의 어떤 것과 연관돼 있다는 정보는 없으며, 이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FBI의 리차드 가르시아 LA지부 담당 요원은 "현재 우리는 이것을 별도의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행정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발표를 뒤엎을 만한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이 사건이 단순 범죄 이상이라고 말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FBI의 매튜 맥로린 특수요원은 "현 시점에서는 그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목격자 증언

이스라엘의 국영 항공사인 엘 알은 보안 체계가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브래들리 터미널에는 수많은 국제 항공사를 위해 두 개의 카운터 밀집 지역이 있으며, 엘 알 항공사는 이 중 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바에즈는 총격 사건 이후 탐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이 폐쇄됐다고 말했다. 탐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은 국내선 터미널과는 별도의 건물이다. 터미널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소개됐는데 수천여명의 사람들이 공항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광경이 목격됐으며, 외부 교통은 마비됐다.

대한항공에서 탑승 절차를 하고 있던 사드 와이믈라인은 처음에 8~10발 가량의 총성이 울렸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총격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이 희생자 중 1명을 로스앤젤레스 공항 청사에서 옮기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뛰면서 소리를 질렀고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며 "여러명의 사복 경찰이 총과 뱃지를 동시에 뽑아 들었다"고 말했다.

로빈 버글룬드는 3명의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카운터 근처에 있던 평상복 차림의 중년 남성이 옆구리 부근에 총격을 입었으며, 카운터 부근 몇 피트 떨어진 곳에는 몸집이 큰 할머니가 쓰러져 담요에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앙 통로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쓰러져 있었고 보안 관계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처음에는 몸부림을 쳤던 것 같았지만 보안 관계자들이 자리를 뜬 뒤에 보니 그는 어색한 자세로 움직임 없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격이 끝난 후 관계자들은 국제선 티켓 카운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줄 세워 밖으로 나오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차와 앰뷸런스와 소방차 등이 길 위에 늘어서 있었다. 로라 브라운 미 연방항공국(FAA) 대변인은 LA 공항의 국내 항공선 운행은 평상대로 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관련 총격 사건 일지

독립기념일을 맞아 수만명의 사람들이 목요일 오후 LA를 떠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국은 시민들에게 도시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느라 애썼다.

마틴 포머로이 LA 경찰국(LAPD) 서장 대리는 "이 도시나 이 나라에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의 터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할 만한 그 어떤 일도 벌어지고 있지 않다"며 "오늘 저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감시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어떠한 경고 조치도 내리지 않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집 밖을 벗어나지 말라고 충고하지 않았다. 또한 사람들에게 예정했던 공개 행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충격 사건에 슬픔과 분노를 느끼지만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이 사건 때문에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행사들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엘 알 항공사 승객들은 1985년 로마에서도 테러 대상이 된 바 있다. 당시 테러범들은 이 항공사의 티켓 카운터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반자동 화기로 총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17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공항에서 발생한 가장 최근의 총격 사건은 지난 5월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출신의 한 남성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공항 중심부에 위치한 티켓 카운터에 발포한 것으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총격 혐의 용의자인 회교도 패트릭 고트가 공항에 가기 직전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터번을 보고 비웃어 총격사건을 일으켰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LOS ANGELES, Californi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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