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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환자 '십중팔구'는 수술 없이 허리 펼 수 있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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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병원 김도연 부원장이 비수술 요법으로 허리디스크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직장인 박진만(37·서울 종로구)씨는 운동 매니어다. 수영·테니스·사이클·암벽 등반 같은 고강도 운동을 즐긴다. 평소처럼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찌릿한 통증을 느꼈지만 쉬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시간이 흘러도 통증은 심해졌고 다리까지 번졌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성형술을 받았다.

직장인 이인경(30·여·서울 서초구)씨는 허리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예전에도 종종 허리 통증을 느꼈지만 그때마다 이러다 말겠지 하고 넘겼다. 그런데 자려고 눕거나 자세를 바꾸면 찌릿한 통증이 계속됐다.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견디다 못해 찾은 병원에서 이씨는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고주파열를 쏴 디스크를 줄이는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받고 통증에서 벗어났다.

김영수병원 김도연 부원장은 “같은 허리 디스크로 진단받아도 환자의 상태·디스크가 삐져나온 정도·디스크 굳기와 방향에 따라 치료법이 모두 다르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선택해야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 사용 시간 길면 허리에 무리

허리는 인체의 중심이다. 옆에서 봤을 때 목·등·허리뼈가 차곡차곡 쌓인 상태로 곧게 뻗어 있어야 통증이 없다. 김 부원장은 “나이가 들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약해진다. 조그만 충격에도 제자리에서 빠져나간다”며 “이 디스크가 주변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척추 뼈와 뼈 사이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척추가 불안정하면 이를 고정하기 위해 주변 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누른다. 이때는 단순히 앉거나 일어설 때, 잠을 자다가 돌아 누울 때도 통증을 호소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있다가 척추가 비틀리기도 한다. 김도연 부원장은 “IT기술이 발달하면서 현대인은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었다”며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상태로 있다가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척추는 어느 한 곳이라도 바르지 않으면 보상 작용으로 다른 뼈까지 뒤틀린다.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는 것이 대표적이다. 무게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척추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휘어진다. 다리를 꼬거나 체중을 한쪽으로 싣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김 부원장은 “척추 뼈가 변형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한다”고 말했다.

약물·주사·물리치료로도 완치 가능

허리 디스크는 처음 어떤 치료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김도연 부원장은 “디스크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이 나왔다”며 “허리 디스크 환자 10명 중 8~9명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약물·주사·물리 치료로 완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영수병원에서는 특수 카테터로 통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 고주파를 디스크 부위에 쏘는 고주파수핵성형술, 내시경 카메라를 보면서 디스크를 제거하는 고주파 내시경 치료술 등 환자 증상에 맞는 비수술 치료법을 시행한다. 시술이 간편하면서 수술을 한 것만큼 효과적이다. 또 짧은 시간에 시술이 가능해 일상생활로 복귀가 빠르다.

물론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김도연 부원장은 “비수술적 치료 후에도 효과가 없거나 상태가 심한 디스크 환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수술 부위를 2㎝가량 째고 미세현미경을 넣어 튀어나온 디스크를 직접 디스크를 제거한다”고 말했다.

디스크 재활 치료 관리도 주의한다. 허리 디스크는 대부분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자세로 척추가 변형돼 생긴다. 약해진 척추와 주변 근육 조직을 잘 관리해야 한다. 체외충격파(EWST)는 몸 밖에서 강한 충격파를 쏴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통증을 줄인다. 연골 염증은 고강도 레이저 치료로 없앤다. 기존 레이저보다 피부 깊은 곳까지 도달이 가능해 피부를 손상하지 않고도 통증을 해소하다. 약해진 인대와 근육 조직을 강화하는 DNA 조직재생술도 있다.

 허리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한다. 척추를 감싸고 있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4회 이상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글=권선미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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