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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伊전 '최고의 명승부'

중앙일보

입력

장면1.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박지성이 황선홍과 2:1패스를 시도했다. 황선홍의 발을 떠난 볼은 침투하던 박지성을 지나 파누치 몸을 맞고 나오자 설기현이 번개 같은 왼발 슈팅으로 피버노바를 강타했다. 그리고 순간의 정적이 지나고 골 그물은 출렁였다.

장면2. 연장전의 분위기는 동점골을 터뜨린 한국이 가져왔다. 이영표의 발을 떠난 공은 로켓포를 연상할 만큼 큰 궤적으로 그으며 안정환 머리를 향해 돌진했다. 패널티킥 실축에 부담을 전후반 연장 내내 부담을 느끼던 안정환이 미국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것과 비슷한 지점에서 오기의 점프를 했다.

그 순간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4만 여 관중의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과 태극전사들의 기쁨의 눈물과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지는 진한 감동이 있을 뿐이었다

네티즌들은 한국팀의 경기 중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가장 재미나고 인상적인 경기로 꼽았다.

중앙일보 인터넷신문인 조인스닷컴(http://2002fifaworldcup.joins.com)이 지난 25일부터 2일까지 ‘잘 싸운 태극전사들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란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2만 2천 7백 66명(4일 현재)의 70%가 넘는 1만 6천 286명이 이탈리아전을 꼽았다.

안정환의 패널티킥 실축에 이어,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헤딩 선취골을 내준 한국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에 막혀 고전하다 후반 막판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연장 후반 안정환이 마침표를 찍는 헤딩 골로 117분의 승부를 마감한 경기였다.

이탈리아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힐 만큼 축구의 모든 면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승부차기까지 가며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스페인전(10.90% 2,481표)도 많은 네티즌들이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지만 이탈리아전에 밀려 2위에 기록됐다.

박지성이 멋진 개인기에 이어 상대 골 네트를 가른 후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덥석 안긴 장면의 포르투갈전은 1,798표(7.90%)로 3위를 기록했고 폴란드(1,444표, 6.34%), 독일(549표, 2,41%)이 뒤를 이었다.

미국전은 한국팀의 6경기 중 가장 저조한 득표율93표(0.093%)을 기록,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기억에 안 남는 홀대(?)를 받았다.

한편 이 설문은 4강까지만 한정시켜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이자 가슴 뭉클했던 터키 전은 제외됐다.

Joins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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