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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재대결」|중반전에 들어선 여야의 「나주결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나주지구 재선거는 개헌논쟁과 부정선거 시비를 가리키겠다는 여 야의 결전장이다. 그러나 폭설과 영하의 날씨로 인해 선거전은 조용히 중반전에 들어섰다. 5명의 입후보자가 나섰으나 선거전은 공화당 이호범씨와 신민당 정명섭씨의 재대결이다. 「2·28나주 재선거」는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실시된다는 것 때문에 쟁점은 6·8선거의 부정 논쟁이다. 「법원에서 찾은 주권, 나주에서 되찾자』는 구호를 내건 신민당은 부정선거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 반면 지난번 선거에서 얻은 표를 내세워 『6만6천 표의 명예회복』을 내건 공화당은 「지난번 선거는 부정이 아니라 선거관리가 미흡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있다.
지난7일부터 후보자 합동 강연이 시작되었으나 청중은 고작 2백명 내외인데 이같은 유포자들의 무관심은 두했동안 계속된 한해로 인해 주민들이 우선 먹고살기에 바쁘기 때문인 것같다.
실제로 이곳 유포자들은 대부분 자조근로사업장에 나가서 밀가루를 타기 위해 일하고 있다.

<유권자들 사업장에>
이러한 환경이 또다시 타락선거를 빚어내지 않을까 염려하는 측도 있다. 더구나 선거기간 중에 정권이 끼였다는 것은 이 가능성을 더 짙게 한다.
개헌 논쟁은 아직은 실감을 주지 못하지만 후보의 대결에서 정당의 대결로 모습을 바꿀 중반전 이후에 서서히 고개를 들 것 같다.
10일부터 여야 유세반이 조용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신민당은 『6·8선거의 부정은 공화당이 개헌안을 확보하기 위해 저질러진 것이며
이씨의 재 공천도 개헌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3선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 야당에 의석을 달라』고 말하고있다.

<신민서 개헌론 들춰>
공화당은 개헌논의를 대외적으로 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지시 이후 이 논쟁에 아직은 휩쓸려 들지 않고 있지만 야당이 끈기 있게 개헌 논쟁을 펴면 결국은 응수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이곳 공화당 선거본부의 얘기다.

<개정선거법 첫 시험>
그러나 나주선거의 결과가 개헌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반영할이만큼 개헌 논쟁이 선거전의 쟁점으로 올라서기에는 유권자의 관심도가 너무 낮은 것 같다.
이번 나주재선거는 지난 연말에 여야협상으로 개정한 5개 선거 관계법의 첫 적용이라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새 선거법이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만 투표할 수 있게 함으로서 말썽많던 대리투표나 유령 유권자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신민당이 우려했던 주민등록증의 발급문제는 당국이 25일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적극 추진하고 다.(10일 현재 82%완료) 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의원 후보 한 몫 보고>
공화·신민이 후보이외에 3명의 군소정당 후보자들은 합동 강연회에만 참가하여 공화·신민 양당에 번갈아 공세를 퍼붓고 있다. 나주와는 아무 연고도 없는 진봉운(정의), 황성(민중) 두 후보는 이곳 유권자들로부터 「의원 후보자」라는 얘기가 나돌고, 이 때문에 공화·신민 양당은 서로 『두 후보가 나가 불리하다』는 점을 설명하기에 열중하다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진씨는 지난(6·8) 선거때 서울 성동 갑구에서 6백22표를 얻은 바 있으며 황씨는 지난 「9·24」보선 대 화순-곡성구에 나가 겨우 4백46표를 얻은 전력이 청부후보란 의혹을 짙게 한다는 얘기다.
이곳 재선거는 여야당이 내건 「이슈」와는 달리 정씨 측의 부정의 오명을 씻자는 명분론과 이씨 측 조직의 대결에 승패가 달린 듯 하다. 선거의 결과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무관심한 분위기가 그대로 계속된다면 지난번 보선처럼 또 하나의 평가하기 어려운 결말을 내릴 우려가 없지 않다. <조남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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