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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동물인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장난감마저 온통기성품 투성이다. 모양도 표정도 매양같다. 그런 곱고 매그러운 것에서는 얕은 감촉 밖에 못느낀다. 소박하고 은은한데가 없다.
강난감이라면 애들이 주무르다가 망가뜨리는 것으로 하찮게 여기는게 상식이다. 반드시 어린이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요, 어른들의 방이나 응접실 같은데를 장식해 놓아 생활에 운기와 「유머」를 줄수도 있지않을까.
동물인형-하지만 곰, 강아지, 사슴, 원숭이가 모두 제몰골이 아니다. 제멋대로 생긴 물건들을 만들어 여인들은 서로 재미있어한다. 정복생여사의 집(서울사직동80의1)에 틈틈이 모이는 미대출신 동창주부들이다. 어린애의 노리개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가정을 장식할 희화적인「오브제」를 만든다. 딴은『하나하나가 작품인 걸요』- 자유로운 「포름」을 자랑하는 말이다. 아무리 뜯어봐도 피식 웃음이 절로나는 동물들이다. 재료는 옷감, 털실, 단추, 심지어 고물시장에 나뒹구는 조그만 모자나 신발까지 포함한다. 이른바 폐품이용이다. 색깔을 맞추기 위하여 시장에서 천조각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지만 그것 역시 구호물자 파는데서 헐값으로 구해 나누어쓰기 때문에 비용이랄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동물인형을 만드는데는
「아이디어」가 제일인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배색의 세련이 소중한 것 같다. 너절하고 헙수룩한 폐품을 이용하는 대신, 그하나하나의 부분을 어설프지 않은 형상으로 조화시키는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동물인형에는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면 개성이 돋보이게된 다.
햇수로 3년, 동물인형만들기에 재미를 붙인 주부들은 집안을 정리하다 버릴것이 나오면 우선 인형으로 재생시킬수 없는가를 생각한다. 집안에서 자라는 털복숭이 강아지의 모습이나 아이들 그림책의 동물들도 예사로이 보아넘길수없다.
모든 것이 소재가 되고 「아이디어」로 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귀여운 동물인형은온 집안에 가득하고 친구에게 선물로도 나들이를 보내게 되었는데 욕심같아서는 강난감동물인형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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