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9년의 지평선|문화계의 새과제(8)|문화재보존·보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문공부관리 활기>
문화재 행정이 문공부로 이관되면서 문화재의 개발과 보존책이 훨씬 활기뛴 느낌이다. 담당관청이 문화재관리국인 점에는 변함이 없으나 지방에있어 군이 관할하게 되므로 예산면의융통성은 물론 강력한 행정력을 바랄 수 있게 됐다.
또 문공부는 외국인 관리국에만 일임하지 않고 숱한 비지정문화재에 직접손을 쓰겠다고 한다. 부내문화국과 문화재관리국이 같은 문화재업무를 취급함으로써 행정의 2중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그만큼 표면상의 활기는 종전에 비할바 없이 활발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활기와는 달리 문학재 보존예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문화재관리국 총예산 10억원중 문화재보존예산은 약2억원.
총예산이 작년보다 2억이 늘었음에 비하여 보존예산은 오히려 1억3천만원이나 줄어들었다. 그 2억원이란 관리국이 금년에 종합박물관신축비로 넣는것과 맞먹는 액수에 불과하다.
보존예산은 줄고 어디서 어떠한일을 하든 문화재보존비는 관리국의 예산에서 지출하기마련인데 줄어든 예산으로는 활기라야 기껏 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뿐더러 문화재의 개발 및 보존책에는 많은 문젯점이 내포되어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누적돼오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 들어선 관리자에도 문제는 있다. 문회재행정은 일반행정과 달라 특별한 견식을 필요로 하기때문이다.
첫째지방에 있어 문화재담당자에 관한 문제이다. 군의 문학공보실은 전에 이일을 맡아보던 교육청보다 직원이 자주바뀌기 마련. 그래서『취미를 붙여서 꾸준히 그자리에 앉아서 그것을 천직으로 아는 사람이라야 하는데 기계적으로 자주 담당관을 전보시키는 바람에 더욱 행정상의 위축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이홍식문화재 부위원장은 말한다. 지방관청에도 전문적인 담당관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문학재에 관한한 자칫 얕은 생각에서 일을 처리하다가는 커다란 과오를 저지르기 십상이다. 보존이란 한마디로 원형을 보존한다는 것이요, 한번 그르친뒤에는 되찾을수 없는 것이기때문이다.

<개발방법의 차이>
둘째 문공부가 구호처럼 내세우고 있는『문화재의 현대적개발』문제이다. 문화재가 과거의 역사속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현재와 연결돼 살고있는 것이어야한다는 점에는 아무런 이의가 없지만 개발의 방법에는 이의가 많다.
『사적이나 명승을 마치 일반 공원 또는 유람지로 해석하는 이가 많다. 한라산의 천연보호구역에「케이블·카」를 건립하고 원시림안에 「호텔」시설하는 것이 현대적 개발인것처럼 착각하는 이도 있다』고 박만규문화재위원은 말한다. 한라산만이 아니라 서울의 고궁도마찬가지..

<「문화」와「문화재」>
이점은 무형문화재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임동권문화재위원은 지난번「멕시크」에 갔던무용단을 예로들면서『그것이 한국고전무용의 대표적인 것이요, 또 무형문화재인 것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즉「문화」와「문화재」를 혼돈하고 있는 실정임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상의 두가지 점보다 더큰문제는 문화재위원희의 운영과 보수에 관한 문제이다.문화재관리국은 금년 문화재보수비로 1억5천만원을 책정하고 보수대상명단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를 결정하는 문화재위원들은 그런걸 토의한 적이없다고 손을 젓는다.

<무모한 계획않게>
그중 수덕사대옹전·금산사미륵전·문무대앙릉등에 각기 수백만원씩 책정돼 있는데 무얼어떻게 손대겠다는 것인지 반문한다.
진홍섭문화재위원은『위원회의 결경은 존중되어야하고 여기에 무식한 수정이있어서는 안된다. 행정계획이 국가의 안보에 관한 중대한 것이 아니라면 그계획을 수정해서라도 위원회의 결정은 시행되어야한다』- 문학재보수는 겉치레만을 위한 나열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다짐이다.
이러한점과 아울러 보수업자의 문제가 넷째로 지적된다. 소위 지정업자 17개업자 가운데15개업자가 도산지경에 빠져다. 재정적으로 천만원이하의 군소업자일 뿐아니라 문화재보수만으론 기업이 유지안된다고 비명이다. 따라서 보수기술자는 직업을 바꾸는 형편이고, 후계자양성을 전혀 못하고있다.

<보수사업 직영을>
『현싯점에서 완벽한 길은, 모든 보수가 직영으로 돼야한다. 특히 목조건축의 경우 여태까지의 보수는 겉모양이 같을 뿐 알맹이는 다빠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국립박물관 김정기고고과장의 말이다.『기술자를 양성하는 기관이 우리나라에 없는데 기술진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기관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신임문화재위원장 이선근박사는 다짐한다.
이홍직부위원장은 그동안의 보수공사가 소홀해 때로 원상을 손상케되며 또 수년이 못가서다시 손대게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기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