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추방|「엄벌」내세운 대검의 소탕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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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검찰청은 지난달 28일자로 각종「가짜」에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행정처분·즉결재판회부등 종래의 처벌방법을 피하고 가능한한 구속기소하여 엄벌하겠다고 나선것이다.
경제성장의 그늘에서 부쩍 늘기 시작한「가짜」는 그동안 마치 자유방임속의 자유경쟁시대를 마음껏 누린양 우리생활주변에서 갖가지 중독증세를 일으켜왔다.

<작년4천5백건>
밀가루로 항생제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만병통치를 앞세우는 신약이 판을 치고 인술대신 목숨을 앗아가는 돌팔이 의사가 곳곳에서 말썽을 빚어냈다.
작년한햇동안 만도「가짜」로 법망에 걸려든 건수는 67연도에 비해 엄청난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법관계 가짜사범은 모두1천9백64건으로 87%, 식품위생법상의 가짜는 2천3백90건에 70.3%, 가짜 저울등 계량법위반사건은 1천2백11건에 1백11%로 가짜행렬의 선두에 나서고 있음을 나타냈다.
검찰은 갖가지 모습의 가짜를 세구분하여 집중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단속도 건설이다>
첫째 손꼽을수 있는것이 생명에 해를 끼치는 가짜-독물및 극물에관한 법률위반사건. 식품위생법, 의료법, 총포화약류단속법 위반사범이 여기에 속한다.
작년 1년동안 약정당국이 적발한 부정약품 건수만도 1만6천81건. 이중 1백건이 위조품이었고 등록없이 마구 약품을 만들어 낸 제품이 2천5백19건 이었다.
이 대부분이 항생제, 「드링크」류등 수요가 많고 쉽게 흉내낼수 있는 것들이다.
두번째 범주에 속하는 가짜는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대별된다. 건축법, 특허법, 수산업법, 상표법, 전기사업법등 경제개발계획과 관계되는 모든가짜가 그것이다.
세번째는 국민의 건전한 정신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행술등 유흥에 관한 법률위반사범이 끼이고보면 가짜라는 이름의 독버섯이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언제 해독을 끼칠지 모를 판이다.
김일두 대검검사는『일선공장에서 생산하는 것만이 건설이 아님』을 강조했다. 진짜 생산업자의 생산력을 저해하는 가짜소탕전이야말로 경제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힘이라고 강조했다.

<범죄의 절반차지>
특히 우리나라에선 범죄활동증가율이 지난10년동안 해마다 평균 17.3%의 추세로 경제성장률을 훨씬 앞지르는 데다 그 반수이상은 가짜사범이 차지하고 있다.
각종인가·허가·승인등 행정상 절차없이 생길 수 있는 가짜는 우리나라에서 1천4백가지.우리나라의 행정부처가 취급하는 인가·허가등의 사무건수와 같은 숫자이다.
항상 불안속에서 번지는 것이 가짜의 속성이라면 가짜사범이야말로 기회범이라 하겠다. 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비합법적인 이득추구를 틈탄것으로도 풀이된다.

<유령회사 버젓이>
모든 가짜비행집단은 비행을 더욱 추진하는 그들나름의 부차문화를 조성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곧 온 사회가 불신의 물결에 휩쓸리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유령회사로 실업자의 등을 치는 가짜, 갖가지 고위층의 이름을 내세우며 남의 얼굴로 행세하는 가짜는 줄어들줄 모른채 사회의 밑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허영심 파고들어>
이모든 가짜들은 대부분이 안이한 사고방식의 탓으로 비롯된것도 있지만 법의 테두리를 교묘히 벗어난 채 사람들의 허영심이나 생활습성의 헛점을 찌르면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짜비항집단의 반사회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는 공동사회의 의식없이 저지르고 있는 상습도벽 탓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하고있다.
이제 검찰이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 가짜를 뿌리뽑겠다고 나섰지만 전체국민의 고발, 사고등 협조없이는 가짜의 완전소탕은 어려울 것 같다.<백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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